MTN NEWS
 

최신뉴스

'자진상폐 前歷' 부산가스 소액주주 "회장님처럼 배당에 따뜻했으면..."

2013년11월 공개매수 통한 자진상폐 실패후 노골적 쥐꼬리 배당 지적.."변하지 않으면 감사선임 등 주주행동 나설 것"
유일한 기자

“지금의 배당 정책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노골적인 쥐꼬리 배당으로 오랜기간 소액주주를 압박하고 있고 결국 헐값에 자진 상장폐지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이대로 좌시하지 않겠다. 변하지 않으면 감사선임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부산도시가스(이하 부산가스)의 한 소액주주는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SK그룹이 표방하는 주주친화 경영과 자회사의 배당정책은 너무 큰 괴리를 빚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 조금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이 소액주주는 “2013년11월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가 실패한 전후의 부산가스 배당정책은 너무 달라졌다”며 “50% 내외의 배당성향이 없다면 독자적인 감사 선임 등 주주제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3만7,500원이었던 공개매수 가격도 회사의 본질 가치를 감안할 때 지나치게 낮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소액주주와의 일문일답이다.

-부산가스는 어떤 기업인가

“부산지역 도시가스 업체인데, SK E&S가 67.32%를 들고 있다. 자사주는 9.1%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명사격인 현재의 자사주 규정상 대주주측이 77%를 보유하고 있다. SK E&S는 2012년 자회사 코원에너지 공개매수와 상장폐지에 성공하면서 이제 남은 상장사는 부산가스 밖에 없다. 부산가스의 재무구조는 매우 우량한데, 무차입경영에 현금보유액만 자회사까지 포함해 2천억원에 육박한다. 매년 500억~600억원을 신규사업에 투자하고도 이 정도다. SK E&S는 SK(주)가 사실상 100% 들고 있다.”


-쥐꼬리 배당을 문제 삼고 있는데...

“2013년 공개매수 실패 전까지 배당성향이 한때 50%에 달했다. 주당 1천원을 배당했다. 이것도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는데,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상폐에 실패하자 주당 500원으로 조정했다.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한 가운데 배당금이 줄자 배당성향이 10%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모회사인 SK E&S가 순이익의 50~90%를 배당한다. 부산가스를 제외한 다른 자회사가 70~100%를 배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사업을 하는 삼천리 대성에너지 인천가스 등의 배당성향이나 배당수익률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배당금을 줄인 배경은 무엇으로 파악하는지...

“2018 결산기에도 500원을 준다면 벌써 5년째다. 주가는 3만원~4만원의 지지부진한 박스권이다. 23%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실상이 어떻겠는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소액주주들을 물먹이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향후 언젠가 재개될 공개매수를 겨냥한 주가누르기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개매수가 성공해 100% 자회사가 된다면 폭탄 배당이 예고된다. 실제 코원에너지서비스는 상폐전 30%의 배당성향이었는데 직후에는 756%, 다시말해 2013년에 번 순이익 172억원의 7.56배인 1,300억원을 한꺼번에 배당했다.”

-어느 정도의 배당금이 적정하다고 보는가.

“SK E&S 밑에 있는 다른 자회사의 배당성향대로라면 최소 주당 4천원 정도의 배당을 해야한다.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매우 상식적인 수준이다. 사측은 투자가 증가했다는 이유를 대는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상폐 시도가 2013년 이후 없는 상황이다.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당장은 쥐꼬리 배당금이 현안이지만 궁극적으로 공개매수 가격이 쟁점이 될 것이다. 그간의 동향을 볼 때 상폐 시도는 분명 또 있을 것이다. 부산가스까지 100% 자회사로 만든 후 E&S를 상장할 것으로 본다. 2~3년 안에 상장이 예상된다.”

-과거 공개매수 가격에 대해서도 사측과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아는데,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보는가.
“기본적으로 실적이 탄탄하게 우상향하고 있다. 그덕에 2009년 약 400억원의 차입금과 사채를 보유한 회사가 작년 반기말 무차입에 현금만 1,8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중국내 도시가스 업체인 차이나가스홀딩스의 가치도 크게 증가했다. 주가가 크게 뛰면서 평가차익이 늘고 있다. 배당금 수입도 적지않다. SK E&S홍콩(지분율 50%), 부산그린에너지(지분율 28.55)까지 더하면 그 가치가 3천억원대로 추정된다. 부산메가마트 부지 등 보유부동산 가치는 2천억원대로 추정된다. 수익성, 성장성, 자산가치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다. 주당 가격이 10만원대일지, 그 이상일지는 공개매수 국면에서 노출될 것이다. 지금까지 자체 분석해본 바에 따르면 부산가스의 기업가치는 모두 1조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 업종 매각 사례(GS의 서라벌도시가스 등의 매각)를 감안한 본업 가치 밸류만 8천억원이 나온다. 여기에 보유 지분 가치, 부동산과 현금 자산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최소 1.2조는 받아야한다는 계산이다. 실제 공개매수가가 어떻게 제시될 지는 두고봐야한다. (현재 부산가스의 시가총액은 4천200억원)”


-공개매수와 자진상폐의 변수가 있을텐데...

“자사주 포함 95%를 확보하면 상폐의 요건이 된다. 자사주를 최대주주측 지분에 넣는 현 규정은 하루빨리 삭제되어야하는데, 소액주주 지분은 23%로 파악된다. 고려제강과 홍영철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1.5%, 나머지를 일반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2013년 가격이 맞지 않아 반대했던 고려제강이 상폐에 동의하면 다른 소액주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홍 회장은 여전히 부산가스측의 상폐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래도 가격 문제가 제일 클 것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홍 회장이 부산가스의 기업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고려제강과 홍 회장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우리 소액주주들의 관심사이다”


-앞으로 계획은.

“작년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여러번 회사를 방문해 쥐꼬리 배당에 대해 이의제기를 했다. 그러나 요지부동이다. 올해 주총을 앞두고 다시 여러차례 의견을 전달했지만 아직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한마디로 무시하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변화가 없을 경우 소액주주들은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독자적으로 감사후보를 내고 표대결을 준비하겠다. 고려제강측이 SK 편만 들지 않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상장기업들이 여전히 소액주주를 무시하고 쥐꼬리 배당만 하면서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최근 주주친화, 주주가치 증대, 배당증대 정책을 여러 차례 표방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런 변화는 SK만 아니라 주식시장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한다. SK 계열사인 부산가스도 그룹의 이런 변화의 대열에 동참하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소액주주의 배당 정책 비판에 대해 부산가스 관계자는 "2018년 결산이 진행중이다. 실적이 나오면 그걸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배당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배당과 관련해 정해진 방침이나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가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2017년 전체 영업이익 378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순이익은 428억원으로, 한해전 벌어들인 연간 순이익 450억원에 육박한다.

부산가스는 최근 저배당의 원인중 하나로 시설투자가 증가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2013년 270억원이던 투자액이 2014년부터 500억원대로 늘었다는 것이다. 2018년에는 793억원으로 8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가스 관계자는 "신도시의 열공급회사인 명지집단에너지에만 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며 "회사의 새로운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투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가스 측은 소액주주들이 제기하는 저배당과 공개매수 연관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 진행 여부는 SK E&S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부산가스에서는) 알 수가 없는 사안"이라며 "(공개매수) 타이밍을 잡기 위해 저배당을 한다는 시선이 있는데 오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줄어든 배당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갖는 아쉬움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회사는 주주친화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폐에 실패한 직후인 2014년3월 주총에서도 주당 1천원의 배당을 승인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일한 기자 (onlyyou@moneytoday.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