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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 다가오는데…국민연금 수탁위는 빈손 회의?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委에 부의해 의견 수렴키로
자료 부족으로 수탁위 난감…기금위 회의록 열람 못해
조형근 기자

사진=뉴스1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내 주주권 행사 전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가 최근 지배구조 논란을 초래한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위한 본격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수탁위에 주주권 행사를 위임한 보건복지부 등 주무부처는 해당 안건을 검토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어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탁위는 한진칼·대한항공 관련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회의를 23일 진행한다. 주주총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해당 안건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 방안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16일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위에서 전문적인 검토를 거친 뒤 해당 안건을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쯤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좀 더 전문적으로, 객관적인 기초자료도 모아 (객관적인) 증거 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라며 "주주권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 수탁위 판단에 기초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탁위는 첫 출발부터 김이 빠진 모습이다. 관련 자료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서 넘어오지 않고 있어 빈 손으로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수탁위는 그동안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측에 발송한 서한 내용 및 한진그룹 측의 답변과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액 등 판단 근거로 사용할 만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아직 회신받지 못했다. 더구나 일주일 전에 열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조차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탁위가 주주권 행사 여부와 방안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주제안을 하려면 해당 내용을 주총일 6주 전까지 공식화해야 하는데 현재 진행 속도대로라면 심도 깊은 논의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탁위가 자료 부족으로 논의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행동주의펀드 KCGI는 한진그룹 경영참여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0.81%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랐으며, 한진 지분도 8.03% 보유 중이다.

KCGI는 지난 21일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KCGI는 한진그룹에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람의 임원 취임 금지 등을 요구하며 경영진과의 표 대결 양상으로도 치닫고 있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여부가 일종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당사자는 정작 느긋한 게 아니냐는 판단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KCGI가 본격적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표 대결로 갈 경우,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 대한항공 지분 12.45%를 보유 중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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