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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복잡한 구조에 담긴 의미는?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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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우조선이 20년만에 결국 민영화 수순을 밟습니다. 현재로선 현대중공업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대우조선을 파는게 아니라 다소 복잡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왜 이런 구조를 만들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대우조선을 민영화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적절한 민간 주인을 찾아서 대우조선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구조를 빅3 체제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 빅2 체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빅2 체제로 재편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그러려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합니다. 아니면 대우조선을 문을 닫게 했어야 하지요.

그때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이 없었고, 대우조선을 문 닫게 하자니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너무 커서 선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구조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이 됐고 시황 개선 기미도 보이면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끌어 안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겁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고, 왜 이런 복잡한 방식을 선택했습니까?


기자>
우선 이 방식은 산업은행이 왜 대우조선을 민영화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잘 담겨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한 방식은 스토킹 홀스라는 방식입니다. 조건부로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나중에 매각 절차를 한번 더 걸치는 식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데, 현금으로 대우조선 지분을 사들이는게 아니라, 그 돈을 대우조선에 투자해 재무구조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겁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공동으로 통합지주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주식을 이 지주사에 주고, 대신 통합회사 주식을 받아 갑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주식을 살 돈으로 대신 대우조선에 투자를 해서 재무 구조를 개선하게 됩니다.

산업은행은 당장 주식을 현금화를 하지 못하지만, 오히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가치를 합친 주식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향후 더 큰 가치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당장의 회수 목적으로 실시한 것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조선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그 결과로 중장기 많이 회수 할 수 있냐 차원에서, 경영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왜 인수를 한거지요?


기자>
먼저 현대중공업의 말을 들어보고 쉽게 풀어 드리겠습니다.

[성기종 / 현대중공업 상무 : 시장의 안정화와 효율성 극대화가 핵심이 될 것이고, R&D통합, 중복 투자는 제거가 될 것이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재료비 절감, 기술 공유를 통한 생산성 증대 등 원가 절감이 가능해 집니다.]

시장의 안정성입니다. 국내 조선 빅3는 모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우리끼리 출혈 경쟁을 하다가 저가수주를 하고, 결국 부실이 발생했습니다. 빅2가 되면 경쟁 압력이 아무래도 약해 지기 때문에 무리한 저가 수주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시너지와 원가 경쟁력 증대입니다. 연구개발, 부품 구매, A/S 등을 함께 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원가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발주가 나왔을 때 더 낮은 가격에 입찰을 따낼 수 있다는 것이고, 같은 가격에 수주를 하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해양플랜트 수주 전에 동남아의 저인건비를 앞세운 싱가폴 업체의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원가 경쟁력을 맛 봤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진검 승부를 해볼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고 시황 개선 기미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10년 동안 이어진 조선업의 불황이 슬슬 개선 되는 기미가 보입니다. 특히 LNG운반선의 경우 어느 때보다 많은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수주 전에 돌입하기에 앞서, 구도를 만들고 경쟁력을 높이기에 적절한 시점입니다.

앵커>
워낙 깜짝 발표여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노조도 다소 당황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현대중공업은 사실 어제(31일)가 임단합 찬반투표가 이뤄지기로 했던 날입니다. 작년 임단협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아직 못했는데 힘들게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서 투표를 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제 밤부터 대우조선 인수식이 전해지면서 노조는 새벽 3시 노조원들에게 공지를 해서 찬반 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그동안 경영 힘들다고 구조조정에 내몰더니 막대한 돈을 들여 대우조선 인수에 나서냐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동종 업계와 합치면 겹치는 부분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측 노조로서는 추가구조조정에 대해 다연히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요, 산은과 현대중공업 모두 노조의 우려를 달랠만한 고용 보장 약속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라고 판단하고 계속적으로 인력을 줄이면 장기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상당한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 인위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 우려는 이해되고 근원에는 고용 안정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며 "본 계약이 체결되면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무산이 되면 오히려 더 고용 불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주인을 찾긴 찾아야 하는데 국내에서 현대중공업도 싫다고 하면 방산을 떼고 외국에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우조선을 판다고 하면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순항할 수 있을까요?다른 장애물은 없나요?


기자>
일차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의사가 중요합니다. 대우조선 민영화는 공공기관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경쟁 입찰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중공업 특혜설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에 제시한 조건과 똑같은 조건을 삼성중공업에 제안했습니다 만약 삼성중공업이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지금까지 진행된 절차는 모두 무효가 됩니다.

삼성중공업이 이 거래를 무산 시킬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삼성그룹은 최근 주력 사업이 집중하면서 삼성중공업의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모양샙니다. 삼성중공업이 3월초까지 답을 하면 이후에 본계약이 진행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경쟁입찰을 하게 되면 외국계 자본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대우조선은 방산부문이 있기 때문에 외국계 자본의 입찰이 제한됩니다.

또 현대중공업 주주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현대중공업을 분할하고 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개인 주주들과 마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대우조선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시가가 저평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주주들 입장에서는 다소나마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향후 기업 가치를 얼마나 키워 나갈 수 있느냐를 가지고 주주들을 설득해가야 할 겁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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