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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대화 거부하면 파업까지 간다"…네이버 노조, 설립 10개월 만에 첫 쟁의행위

20일 본사 로비에서 첫 쟁의…3월 말 타노조 연대한 대규모 쟁의 고려
컴파트너스 "최소한의 휴식 시간 보장하라"

머니투데이방송 고장석 기자2019/02/11 18:06



네이버 노조가 설립 10개월만인 오는 20일 첫 공식 쟁의행위를 벌이기로 했다. 쟁의는 네이버 본사 1층 로비에 조합원들이 모여 피켓 시위 등 일련의 행동을 벌이는 방식이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경영진이 노동3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20일 본사 로비에서 첫 쟁의행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네이버 노조 운영 관계자들 중심의 피켓 시위는 진행된 적 있으나 공식적으로 노동부와 노동위에 쟁의행위를 신고하고 일반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시위는 처음이다. 네이버 노조는 20일 시위를 시작으로 점차 쟁의행위의 강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노조 "파업한다면 사측의 선택…3월말 타노조와 연대한 대규모 쟁의 고려"

파업 여부와 관련해 오 지회장은 "처음부터 파업할 계획은 없지만, 사측이 끝까지 대화를 거부하면 고려하겠다"며 “파업을 하게 되면 사측이 선택한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의 경영진, 특히 이해진 총수는 직원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지만 경영진의 노동 3권에 대한 인식은 글로벌 수준에서 동떨어져 있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조차 부정하면서 직원들에게만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라는 모순된 태도는 직원과 헌법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도 사측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네이버 노조는 쟁의행위를 할지 여부를 두고 찬반투표를 벌였고 지난 1일 압도적인 찬성 비율로 가결됐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8일에 네이버‧NBP‧컴파트너스 3개 법인에 대해 노동부와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신고를 마쳐 실질적으로 피케팅‧집회‧시위‧천막농성‧파업‧태업 등 쟁의행위가 가능한 상황이다.

네이버 노조는 3월 말에는 IT업계 및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의 노동조합들과 연대한 대규모 쟁의행위까지 고려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같은 화섬식품노조 소속 카카오와 넥슨의 노조 관계자도 참석했다.

다만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넥슨과 카카오는 내부에서 노사 협의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네이버의 쟁의 방식을 양 노조가 비슷하게 따라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세 노조가 함께 발간물을 만드는 등 작업을 같이하며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의 11일 기자회견

◆노조 "협정근로자, 논의할 수 있지만 80%는 과도해"

네이버 노조 측에 따르면 사측이 주장하는 협정근로자의 범위는 노조 구성원의 80% 수준이다. 사측 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노조원의 80%는 네이버 서비스 유지를 위해 쟁의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80%의 구성원이 쟁의할 수 없는 것은 노동조합이라 부르기 어렵다"면서 "최근 협정근로자 지정도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80%가 아닌 적정 비율을 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회사에 피해가 가고 서비스가 멈추는 것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회사 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라는 뜻은 아니고 충분히 어떠한 형태로든 논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네이버 사측은 앞서 "협정근로자 조항 신설을 제안한 것은 서비스 이용자·사업자·광고주에게 최소한의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서비스의 운영은 수천만 사용자를 비롯해 수십 만명의 소상공인, 광고주의 생존, 편익과도 연관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중에도 일부 식자재가 부패할 가능성이 있는 동서식품, OB맥주에서는 협정근로자를 지정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의 서비스가 일반 대중에게 안전상의 영향을 미치는 필수공익사업의 성격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 네이버 컴파트너스 "화장실조차 마음 편하게 갈 수 없어"

네이버 노조는 쟁의행위 자체보다도 쟁의를 선택한 배경에 더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노동 환경이 자회사 직원들의 최소한의 휴식 시간도 보장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것이다.

네이버 컴파트너스의 감정노동자들은 응대율 관리를 위해 30명 중 최대 4명만 동시 휴식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박경식 컴파트너스 부지회장은 "새로운 상품 출시로 업무량이 늘면 휴식 시간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거나 물 마시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컴파트너스는 네이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와 네이버 쇼핑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네이버 지분 100%의 손자회사다.

박 부지회장은 이어 "컴파트너스를 비롯한 운영법인의 낙후된 처우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없고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며 "네이버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컴파트너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책임은 네이버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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