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성과 부진해 죄송"…한국밸류운용, 솔직한 운용보고서 눈길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성과 자세히 밝혀
박소영 기자

"정치적 불안정이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두어서 이를 피해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부진한 성적을 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운용보고서를 통해 투자자에게 이같은 '반성문'을 썼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성과 부진의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사과의 말을 전하며 소통에 나선 것이다.

해당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펀드(주식)'로 지난 분기(2018년 9월17~12월16일) -12.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광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정광우 펀드매니저는 "9.59% 하락한 비교지수(벤치마크)에 비해서도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10월부터 나타난 주식시장 하락세로 전반적으로 펀드 보유 종목의 수익률이 좋지 못한 가운데, 편입비중이 높은 CJ ENM, JYP Ent., 펄어비스, 제이콘텐트리 등이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가치투자 분야의 간판 운용사로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를 대표펀드로 안착시켰다. 하지만 최근 증시 흐름에서 가치주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자연히 수익률도 고꾸라졌다.

펀드 성과가 부진하다고 해서 펀드매니저가 직접 상세한 이유를 밝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2008년 CIO(최고운용책임자)로 재직할 당시 직접 운용보고서에 사과의 말을 전한 일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장기 가치투자를 철학으로 내건 만큼, 투자자와 소통이 중요한 기업문화로 내려오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 재정위기를 겪었던 2011년에는 당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이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편지를 썼다. 이후 2016년 메리츠자산운용이 20쪽의 운용보고서를 내면서 11쪽을 할애, 성과부진의 원인과 전망을 밝혀 화제가 됐다. 한화자산운용도 운용보고서 서두에 '펀드매니저 레터'를 싣고 운용경과와 계획을 설명하도록 돼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가치투자를 하는 운용사다 보니 단기적인 수익률이 시장 방향과 맞지 않을 때가 있다"며 "이채원 대표가 직접 투자자들에게 사과를 한 전례도 있는 만큼 필요에 따라 사과나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펀드(주식)' 최근 수익률은 양호한 상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4.71%의 수익률을 기록, 벤치마크 수익률 4.46%를 웃돈다.

투자자들은 솔직하고 자세한 운용보고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수익률이 좋을 때는 알리기에 바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전문가들은 부진의 이유와 향후 운용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 투자자와의 신뢰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투자자는 "딱딱한 보고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펀드 부진의 이유를 알려줘서 믿음이 갔다"며 "이러한 운용보고서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소영 기자 (cat@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