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키움증권, 자기자본투자 대규모 손실로 高ROE '흔들'

4분기 PI본부 국내 주식 운용 실패로 -547억원…순이익도 적자
허윤영 기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던 키움증권 PI(자기자본투자)사업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대규모 손실을 내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다 큰 손실을 입은 탓이다. 이 여파로 키움증권이 자랑하던 업계 최고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4분기 PI본부에서 547억원(영업수지 기준)의 대규모 운용손실을 냈다. PI본부가 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17년 3분기(-30억원) 이후 처음이다. PI 손실 여파로 키움증권의 4분기 전체 당기순이익도 적자(-218억원)로 돌아섰다.

다른 증권사들이 ELS(주가연계증권)를 자체 운용하는 과정에서 실적 부침을 겪은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주로 국내 주식 운용에서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ELS 헤지를 대부분 위탁운용해 ELS로 인한 직접적 손실 가능성은 낮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코스닥 상장사의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는 수년 전부터 수익성 향상 전략으로 적극적인 메자닌 투자를 나서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만 약 20% 하락한 코스닥 조정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 PI의 주식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1,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스닥 CB와 BW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게 (대규모 손실)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의 PI본부가 그동안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만큼 4분기 ‘어닝 쇼크’를 예상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이다.

키움증권 입장에서도 그동안 쏠쏠한 수익을 가져다 주던 PI본부의 부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PI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만해도 투자운용본부가 낸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리테일 본부 이익(1,1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PI본부가 흔들리면서 키움증권의 ROE도 두자릿 수를 간신히 지켜냈다. 2018년 ROE는 10.8%로 직전 연도 17.1% 대비 7%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2014년 기록한 8.5% 이후 최저치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신사업에 적극적인 만큼 당분간 ROE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의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한 단계 내려 잡았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순 브로커리지 사업을 탈피해 사업구조의 다각화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지속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ROE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급진적 사업모델의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경쟁력 확보 부문에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