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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발칙한경제] ‘갈탄’에서 수소가?

김지인 인턴기자



호주, “남는 게 에너지, 수소로 바꾸자!”

이주호 앵커>
어쩌다 수소, 두 번째 시간입니다. 수소자동차에서 시작된 수소에 대한 관심. 수소차를 만들고 있는 곳은 현대차와 도요타 단 두 곳인데, 지금 뜬금없이 호주가 나왔습니다. 어떤 연유일까요?


권순우 기자>
수소를 어디서 가지고 오냐, 어디서 만드느냐 이런 건데. 수소는 지구상에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소는 물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인지하기에는 수소는 없는 거죠.

우리나라는 수소 로드맵을 만들기에는 ‘수소차’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호주는 수소를 만들어 수출하는 게 그들의 수소 시대 로드맵입니다.


이주호 앵커>
일단 호주의 특징을 떠올려 보면, 땅이 넓고 사람이 적게 살아요. 그리고 그 드넓은 땅에 천연자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알기론 석탄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석탄 같은 것들은 요즘 환경오염 때문에 다 줄이려고 하잖아요. 혹시 이것과 연관이 있을까요?


권순우 기자>
우리가 상상력을 좀 발휘해야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남는 에너지라는 개념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예를 들면 네덜란드는 1년 내내 바람이 불기 때문에 풍차를 이용한 전기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고, 물이 많은 스위스는 물을 이용한 전기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죠. 아이슬란드는 북극에서 불어오는 엄청나게 강한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었다 치자고요. 그리고 이것으로 한국에 수출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봇대를 한국까지 세울 수는 없는 거잖아요.

수소라는 에너지의 특징 중 하나는 2차 에너지라는 건데, 수소는 자체 에너지라기보다는 에너지 저장이나 운송수단으로써 인식하는 게 오히려 맞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북극의 엄청난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전봇대를 세울 수도 없고, 배터리로 저장해서 배로 옮길 수도 없으니까 이것을 수소로 바꾼다면 전기에너지보다 운송하기가 훨씬 편하다 이거죠.

호주가 처음으로 수소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태평양을 지배했을 때, 호주는 연합군 쪽이었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중동에서 석유를 받아와야하는데 태평양이 막혀버린거에요.

이때 호주 정부 인사들이 “에너지 안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의 풍부한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서 쓰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하면서 수소이야기가 나왔던 건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조선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스톱 됐습니다.





호주의 ‘갈탄’에서 수소가?…“2020년 일본으로 배달 갑니다”

권순우 기자>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패트릭 카틀릭 박사님을 지난번에 한 번 만났어요.

그분이 했던 강의 중 나왔던 이야기가 “1평방킬로미터에 한국에는 한 500명 살지 않냐, 우리는 3명 산다. 여기 에너지가 있으면 너희는 500명이 써서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3명이 써야하기에 에너지가 남아돈다. 우리가 그럼 이걸 어떻게 옮기냐(활용하냐)”라는 고민들이 있는 건데, 이건 자원마다 또 특징이 있는 거에요.

일본은 수소경제를 표방하지만, 거기서 수소가 많이 안 나오거든요.

그래서 일본에 있는 여러 개의 회사들과 호주 회사들, 그리고 정부가 함께 해서 석탄, 그중에서도 ‘갈탄’으로부터 수소를 추출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갈탄이라는 자원의 특징을 알 필요가 있는데, 갈탄은 좀 눅눅하고 무거워요. 그래서 이것을 실어서 옮기기엔 너무 단가(채산성)가 안 맞는 거에요.

그 동네에 놀고 있는 갈탄도 엄청나게 많고 그 갈탄을 다 쓸 수도 없어요. 그게 어느 정도 규모냐면, 호주 빅토리아주의 채굴 가능한 갈탄이 약 2천억 톤 정도가 있대요. 이정도면 일본 전체가 한 240년 정도 쓸 수 있는 양입니다.

갈탄은 건조시키면 가벼워지는데, 그럴 경우 불이 납니다. 그러니까 축축한 상태로 옮기자니 무겁고, 말리면 불이 나고. 어디 가지도 못하는 에너지가 거기 모여 있는 거에요.

그래서 호주의 갈탄으로부터 수소를 추출해 일본으로 수출 하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기점으로 호주에서 짠- 하고 배가 떠서 일본으로 가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거에요.





일본-호주 수소협업 프로젝트, 일본은 이미 ‘수소 시대’ 준비 중

이주호 앵커>
그런데 굳이 왜 일본과 호주였을까요?


권순우 기자>
일단 수소를 제일 많이 팔고 싶은 나라가 호주고, 제일 사고 싶은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이죠. 일본에는 더 많은 회사들이 수소 산업에 뛰어들어 있어요.

예를 들면 갈탄을 가지고 수소를 만들었어요. 이걸 옮기려면 어떻게 옮기는 게 제일 편할까요?


이주호 앵커>
탱크에 담아서?


권순우 기자>
탱크에 담아서인데, 수소는 작고 가벼운 기체잖아요.

기체 상태에서의 수소는 0.08kg 밖에 안 되는데, 기압의 200배로 압축하면 18kg 까지도 높아지고, 700배로 압축하면 42kg. 압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수소를 이동시킬 수 있는거에요. 그렇다면 압축을 많이 시켜서 이동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겠죠.

이걸 액화하게 되면, 아까 42kg라 했던 것이 71kg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액화시키면 문제가 수소는 -235도까지 낮춰야 해요. 그래서 이것을 액화를 시키는 게 옮기기에 채산성은 제일 좋은데, 너무나 낮은 온도에서 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기에 호주에서 일본으로 많은 수소를 옮기려면 액화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려면 극저온까지 낮춰야한다.

그러면 그 운송선이 이 온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배가 필요한 거에요. 그 배를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이 같이 만들고 있는 거죠.


이주호 앵커>
아. 그럼 나중에 어떻게 돼요?


권순우 기자>
호주가 그때 브리핑할 때 수소 만들면 어디에 팔 것이냐 물으니, 일본이나 한국에 팔 것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일본은 적극적으로 수소 사업에 뛰어들어 있는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뛰어들지 않았는데, 그게 아무래도 수소에 대한 정책적인 결단을 일본이 더 먼저 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우리나라에도 조선 빅3가 워낙 경쟁력이 좋으니까.

그런데 어쨌든 가와사키중공업은 수소 시대가 왔을 때에 수소운반선 분야에선 내가 1등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거에요.

또 수소를 만들어서 압축한다거나, 수소를 액화시켜서 저장하고 배에다 옮겨주는 일종의 ‘터미널’들이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이와 관련된 일본의 플랜트 업체들,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거에요.

그 기업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수소가 필요한 국가들이 수소 터미널과 같은 산업을 필요로 할 때, 그 산업을 열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하고 있는 거죠.


이주호 앵커>
우리는 지금 충전소까지도 빠르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본과 호주는 협업을 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뱃길로 어떻게 운반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하고 있고, 이미 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권순우 기자>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거에요.


이주호 앵커>
배를 옮길 때 내륙으로 보낼 수 있는 터미널도 하고 있는 거고요?


권순우 기자>
그렇죠. ‘이와타니 산업’이라는 데가 발전 개발을 하고 있는 거고, ‘J파워’가 갈탄에서 수소 추출하는 산업을 하고 있어요. 일본의 수소 경제 로드맵을 보면, 단계별로 돼있잖아요.

우리나라는 ‘생산-저장-이동-충전-전기차’ 이렇게 돼있는데, 일본 로드맵은 생산이라 함은 거기에 기업들이 쫙 붙어있고, 운송도 마찬가지. 이렇게 모든 분야에서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에요.





호주의 고객맞춤형 서비스, 수소를 암모니아로!

권순우 기자>
그렇다면 호주 입장에서는 이것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할 것 아니에요?

호주의 또 다른 연구과제는 수소를 암모니아로 만드는 건데, 암모니아는 NH₃. 즉 질소 하나에 수소 세 개. 이것은 수소보다 액화시키기가 편해 운반이 좀 더 편해요. 극저온까지 낮출 필요가 없잖아요. 그대로 하면 되니까.

그러면 만들어진 수소에다가 질소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연구하는 거에요.


이주호 앵커>
암모니아로 수소를 만든 다음에 다시 그 지역에 가서 수소를 떼어내는 건가요?


권순우 기자>
수소를 떼고, 질소를 가지고는 비료를 만드는. 이런 기술들과 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에요.


이주호 앵커>
엄청 열심히 다들 공부하고 계시는군요.


권순우 기자>
이거 장난 아니에요. 만만치 않은 산업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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