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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 넷마블 지분 매각설 '돌출'...이재현-방준혁 '15년 혈맹'은 견고한가

CJ 울타리 넘나들며 입신한 방준혁 의장...CJ-넷마블 연대는 언제까지
서정근 기자

CJ ENM이 보유중인 넷마블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업계가 술렁대고 있습니다. 넷마블이 구성한 '태극기 컨소시엄'이 넥슨 인수 예비입찰 참여를 앞둔 시점인지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넷마블의 주요 주주 구성은 ▲ 방준혁 의장(24.31%) ▲ CJ ENM(21.96%) ▲ 텐센트(17.66%) ▲ 엔씨소프트(6.85%) ▲ 국민연금(5.00%) 순입니다. 넷마블과 CJ그룹, 텐센트, 엔씨소프트가 사업적 이해에 따른 '포괄적인 이익연대'를 구성한 구조입니다.

지분 매각 추진이 '팩트'라면 이재현 CJ 회장이 방준혁 넷마블 의장에게 "넥슨 지분만 사지 말고 우리 회사 지분도 사가라"고 요구하는 셈입니다.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지만 CJ ENM의 지분이 '이익연대'에서 이탈해 다른 곳으로 넘어가면 방 의장과 넷마블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상상의 나래'를 좀 더 극단적으로 펼쳐본다면 엔씨와의 IP(지식재산권) 제휴가 사실상 종결된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성공해 엔씨를 고립시키고, 엔씨가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CJ가 내놓은 넷마블 지분을 인수하는 그림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엔씨가 '넥슨을 품은 넷마블'의 최대주주가 되지요.

거래소에 조회공시 요청이 들어와 있는데, 이에 답하기 앞서 CJ ENM과 넷마블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CJ ENM 측은 "추진한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 넷마블 입장에선 경영권을 보다 확실히 다지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린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넷마블도 "순리대로 생각하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릴 만한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팩트가 아니라면(현 시점에선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합니다)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관측이 흘러나온 것인지, 향후에라도 실현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등을 짚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양사의 수장, 이재현 회장과 방준혁 의장은 15년간 좋은 관계를 이어온 '혈맹'입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방준혁 의장은 플래너스 넷마블을 창업해 800억원에 CJ에 매각하고 넷마블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복귀해 넷마블의 경영을 맡았습니다. 이재현 회장이 CJ E&M의 게임사업 부문에 별도의 게임관리 지주사 CJ게임즈를 설립하고 방준혁 의장은 이 회사에 약 300억원을 출자해 오너십을 확보했습니다.

([심층]'준재벌' 방준혁, 300억원을 3조원으로 불린 비결은? 기사참조)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8050211575422282

넷마블과 CJ게임즈의 관리 경영을 일임했던 방 의장은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CJ게임즈와 넷마블을 합병시킨 후 CJ에서 분할해 독립했습니다. 300억원을 재투자해 방 의장이 취득한 넷마블 지분 가치는 상장 직후 한 때 3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넷마블을 인수해 게임사업에 진입하고, 이 사업이 위기를 맞자 방 의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다시 본궤도에 세웠습니다. 대기업 입장에서 규제와 평판 저하 리스크가 있는 게임사업을 분할시켜 방준혁 의장에게 맡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CJ는 재무적인 이득도 적지 않게 챙겼습니다.

그런데 CJ 입장에서 넷마블 지분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M&A 등 사업확장을 위해 매각하고 실탄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가입자 유치에 큰 공을 들였으나, 더 이상 활로를 열어가기 힘든 CJ헬로를 매각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증권가에선 넷마블 상장 직후부터 "언젠가 CJ가 넷마블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새로운 사업 확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기류가 있었습니다.

CJ그룹 내부에서 실행 의사가 당장 없더라도, 넷마블 지분을 '만약' 매각한다면 적기가 언제일지 '시뮬레이션'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정도 시뮬레이션을 그룹 고위층에서 해본 정도라면, 조회 공시가 들어와도 '검토한 바 없다'고 해도 무방할 사안이기도 합니다.

넷마블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성공하면 넷마블의 기업 가치가 급등할 것을 고려하면 지금 현 시점에서 매각을 추진할 이유는 사실 없어보입니다. 넷마블 지분을 매각한다면 인수 성공, 인수 실패 중 하나를 염두에 두고 가치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MBK파트너스, 텐센트와 손을 잡은 넷마블이 '인수 성공'을 전제로 파트너들과 협력해 전리품을 나누는 '교통정리'를 사전에 진행했을 순 있을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가 CJ 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을 인수해 '넥슨을 품은 넷마블'의 1대주주가 되는 그림도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현 상황에선 개연성이 높지 않은 '상상'에 불과합니다.

넥슨 인수 추진, 자사주 대량 매입 등 호재에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는 넷마블 주가, 시장 포화로 녹록치 않은 내수 시장을 감안하면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실패할 경우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CJ 입장에선 자신들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이라는 자산이 향후 어떠한 가치 평가를 받게 될지 신경이 쓰이고 여러 생각을 할 법한 상황입니다.

이 회장과 방 의장이 15년간 이어온 우호관계를 감안하면 CJ ENM은 넷마블 지분을 반 영구적으로 소유할 가능성이 현 시점에선 가장 높아보입니다. 변동이 있다 해도 방 의장과 넷마블의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그러나 워낙 믿기 힘들만큼 '놀라운'일이 비즈니스 무대에서 연일 벌어지는 지라, 앞일을 자신있게 예측하긴 힘듭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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