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도 '평생' 무료 수수료 합류…증권가 신규고객 유치 경쟁 가열
삼성·NH투자증권도 평생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이수현 기자
올 들어 증권사의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까지 가세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6월30일까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마트폰 어플이나 뱅키스 다이렉트 등으로 주식 계좌를 개설한 최초 신규 고객 대상이다.
NH투자증권이 재작년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가입 후 5년간 무료 적용 등 제한적인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미래에셋대우는 제한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평생 무료 이벤트 대열에 합류한 배경은 치열해진 신규 고객 확보 경쟁 때문. 지난해 천문학적인 배당금 지급 오류 사고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후 최근 영업을 재개한 삼성증권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정지 기간 이후 곧바로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 대상 주식 수수료를 면제하는 '영원히 0원'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이벤트는 다음달까지다.
NH투자증권 역시 이달 들어 무료 이벤트 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오는 2020년 1월말까지 모바일증권 서비스 '나무'에서 비대면 계좌를 처음으로 개설하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주식거래를 개시하면 수수료를 평생 면제 받는다. 다른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을 옮겨온 고객에게 최대 3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대체 입고 이벤트도 추가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도 각각 오는 6월, 3월까지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평생 무료 혜택을 챙기면서 선택할 수 있는 증권사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출혈 경쟁이라는 우려가 장기간 제기됐던 만큼 연초부터 대형 증권사의 무료 이벤트가 이어지자 경계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벤트를 통해 전체 고객수를 늘리는 차원보다는 다른 증권사로 갈아탄 기존 고객의 빈 자리를 채워서 보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거래 수수료에서 줄어든 수입을 신용거래융자 등 다른 이자율을 높게 받아 보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최근에는 신용융자 이자율조차 할인해주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식거래 수수료 외에도 주식 신용 매매 시 3일 이내 2.99%, 5일 이내 3.99%의 할인 이자율을 적용하는 이벤트를 오는 6월 28일까지 진행한다. 스마트폰 어플 또는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주식 계좌 개설을 한 최초 신규 고객과 지난해 신용거래가 없는 개인고객 대상이다. NH투자증권은 처음 7일치 신용거래 이자도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자율은 4.6%가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한 사람당 최대 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고객 확보에 증권사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다만 작년 대형 증권사들의 경쟁 속에서도 전체 점유율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많은 증권사들의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가 있었지만, 개인 고객 점유율 1위는 키움증권으로 변동이 없었다. 키움증권은 주식 수수료에 대해 6개월의 짧은 무료 혜택만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연초부터 증권사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점유율 순위에 변동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수현 기자 (shlee@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