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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시장을 읽는 남자] 엔화 강세는 나쁘다, 왜?

김지인 인턴기자

(사진 = 뉴스1)

엔화 강세?…누군가 많이 ‘샀다’는 것


“엔화 가치의 급등은 주식 시장과 같은 위험자산에 좋지 못하다”

얼마 전 일본의 엔화 가치 급등 이후 주식 시장에서 떠돌았던 말이다. 엔화가치 급등이 왜 주식 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엔화 강세’는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누군가 엔화를 굉장히 많이 사들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것과 연관이 깊다. 따라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것은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것이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 시장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쉽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왜?’라는 물음이 빠져 있다. 채권, 금, 달러 등의 다른 안전자산들을 제치고 엔화를 샀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지, 무슨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2019년 일본 중앙은행은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내다봤다. 저성장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에는 고령인구가 많기 때문에 복지비용으로 인한 지출이 큰 편이다. 이렇듯 복지비용은 지속적으로 투입되지만 그동안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다 보니 빚을 내 복지비용을 충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세금을 걷기 위한 수단으로 그간 두 차례 ‘소비세 인상’을 한 바 있다. 세 번째 소비세 인상을 올해 예정하고 있지만, 올해도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경기가 저성장 기조인데다가 세수 부족에까지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들이 반복되면서 소비세 인상 또한 하기 힘겨워질 정도로 취약한 경제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통화가치란 통상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고성장 기조가 지속될 때 통화가치의 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계속 되는데다가 소비세 인상도 힘든 상황인 일본의 통화가 급등했다는 것은 엔화를 누군가 많이 ‘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 엔화 가치 상승? ‘오죽하면!’

엔화를 ‘누가’, 그리고 ‘왜’ 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가와 통화와의 관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은 다른 말로 ‘통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반대로 디플레이션, 즉 물가 하락은 ‘통화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기는 디플레이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경기가 안 좋아서 생기는 이 디플레이션 때문에 엔화 가치가 상승하거나 아니면 엔화가치가 오히려 유지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예전엔 우리가 짜장면 한 그릇을 삼천 원이면 사먹을 수 있었지만 물가가 상승하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니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똑같은 짜장면을 사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져서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저성장, 디플레이션 기조로 인해 엔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강세 현상을 글로벌 돈의 흐름의 관점에서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오죽하면’이다.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오죽’ 본인의 자산 가치를 지켜줄만한 수단이 없었으면 엔화를 사들였겠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엔화 가치의 상승은 주식시장에 좋지 못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지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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