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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엔터주]① 시총 '버닝'…엔터사·연기금·투자자 '멘붕'

YG·SM·JYP·FNC 등 주요 4개사 시총 5,000억 넘게 증발
YG·SM 지분 5% 이상 보유한 국민연금도 피해
증권업계 "모멘텀 부재 속 악재 쏟아져…당분간 약세 지속"
조형근 기자


클럽 내 폭행에서 시작된 이른바 '버닝썬 사건'이 연예계는 물론 주식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부터 불법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까지 악재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엔터 업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이다. 이 여파로 엔터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대부분 엔터주가 두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엔터주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심리마저 나빠져, 추세적 상승 반전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 날아간 시총만 5,000억…엔터주 '지각변동'

엔터주 주가가 급락한 건 지난달 26일부터다. 전날 경찰이 빅뱅의 멤버 승리에 대해 내사를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후 경찰이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자 하락폭이 커졌다.

지난달 26일 이후 주가를 보면 지난 15일까지 빅뱅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 주가는 24.84% 떨어졌다. 사건과 연루된 혐의를 받는 씨엔블루의 이종현 씨와 FT아일랜드의 최종훈 씨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주가도 같은 기간 22.24% 급락했다.

에스엠(이하 SM)은 해당 사건과 연관이 없었음에도 같은 기간 21.28%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해 주가가 흔들리던 와중에 관련 업계에서 대형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이 기간동안 4%대 하락으로 선방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JYP는 지난해 4분기 최근 시장 우려와 달리 시장 추정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기존 라인업의 수익성 확보와 신인그룹 잇지(ITZY)의 팬덤 확장, 글로벌 플랫폼 확대 수혜 등으로 엔터주 관련 각종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엔터주 시가총액 순위도 뒤바꼈다. 1위를 지키던 SM 시총은 해당 기간동안 2,200억원 증발했으며, YG도 시총 2,100억원을 태웠다. 이 기간동안 양현석 YG 대표와 이수만 SM 대표의 지분가치는 각각 372억원, 450억원 줄었다.

반면 JYP는 비교적 적은 하락폭을 기록해 시총 1위 자리를 꿰찼다. 최근에는 소폭 반등하면서 유일하게 시총 1조원을 지키고 있다.



■ YG·SM 지분 5% 이상 보유한 국민연금 '멘붕'

엔터주 급락으로 국민연금도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안정적인 대형 엔터주를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해당 기업에서 대형 스캔들이 발생해 손실을 입은 것이다.

국민연금은 YG 지분 6.06% 보유해 3대 주주에 올라있으며, SM 지분은 8.15% 보유하고 있다. 공시상 국민연금은 YG와 SM의 지분을 줄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국민연금의 YG 지분가치는 140억원, SM의 지분가치는 192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다른 연기금 등 기관은 대량 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기관은 YG에서 7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엔터주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며 "기관은 안정적인 기금운용을 원하는 만큼, 엔터주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G는 승리 은퇴로 회계상 손실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터테인먼트사는 연예인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어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YG는 은퇴를 시사한 승리와 전속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 "모멘텀 부재…당분간 약세 지속"

증권업계에선 엔터주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엔터사 대부분이 지난해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모맨텀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또 이번 사태가 연예계 전반으로 번진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쉽사리 잠재우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JYP의 경우, 걸그룹 잇지(ITZY)가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어느정도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지만 다른 엔터사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가 반등을 이끌 새로운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다면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K팝' 열풍에 이번 사태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K팝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번지면서,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냈던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큰 충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된 이후에는 종목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YG는 블랙핑크의 북미·유럽투어 성공 여부에 따라 반등을 꾀할 수 있고, SM은 신인 아티스트의 데뷔와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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