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위기의 엔터주]② '잊을 만 하면 또' 반복되는 연예인리스크에 투자자들 속앓이

리스크매니지먼트 선진화 고민할 시점…"통제형 관리시스템 불가능"
정희영 기자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연예인 사건·사고에 엔터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예인에 대한 의존이 큰 엔터주의 특성상 '연예인 스캔들'에 기업 주가가 크게 휘청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예방보다는 수습에만 급급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근본적으로 손 봐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YG, 승리사건에 시총 2100억 증발…반복되는 '연예인리스크'에 투자자 불만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이 가수 승리의 성접대와 해외도박 등 '승리 게이트'로 확산되면서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2,100억원 가량 공중으로 날아갔다.

지난달 26일 경찰이 승리의 성접대 의혹 등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20일 YG엔터테인먼트는 3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승리에 대한 경찰 내사 소식이 있기 전날 4만 7,3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24.3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8,610억원에서 6,510억원로로 줄었다.

투자자들은 또 다시 터진 연예인 리스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주식커뮤니티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 줄줄이...', '주주들이 무슨 죄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승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연예인 쇼크에 휘청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7년 6월에는 빅뱅 탑이 대마초 흡연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 달새 9%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또 2014년 7월에도 2NE1 멤버 박봄이 4년 전 향정신성의약품을 국내 들여왔다가 입건유예됐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YG엔터 주가가 흔들렸다.

연예인리스크를 품고 있는 것은 다른 엔터주도 마찬가지다. SM엔터테인먼트도 2014년 10월 엑소 멤버인 루한이 탈퇴 소송을 제기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4.87% 하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시총도 1,100억원 가량 줄었다.

문제는 반복되는 연예인 일탈에도 엔터사들의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다. 인성교육 등 예방보다는 사건이 터진 뒤 수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건 대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태를 발빠르게 수습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거나 '사실이 아니다' 등의 거짓해명에 급급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YG측은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처음 보도된 후 "조작된 문자 메시지“라고 반박했다. FNC도 FT아일랜드 최종훈과 씨엔블루 이종현과 관련해 성관계 불법촬영물 공유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엔터사들의 몸집이 커지고, 글로벌화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매니지먼트의 선진화를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한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지금까지 K팝은 소속사 주도로 연예인을 집중 관리하면서 발전해왔다"면서 "그러나 해외 진출 등으로 연예인의 활동성과 자유도가 커지면서 과거처럼 소속사가 하나부터 열까지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속 연예인을 과거처럼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성 교육은 물론 재무 관리나 사업 투자 전략 등 좀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매니지먼트 방안과 시스템 마련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터주, '승리 게이트' 여파 예측 불가능…당분간 사태 지켜보고 대응해야"

증권가에서는 엔터주에 대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승리 케이트'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이날 국세청이 YG엔터테인먼트 상대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리 사태가 YG 수장인 양현석 회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지금은 실적과 같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인 센티멘털에 더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고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낙폭 과대로 진단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는데, 매일 새로운 이슈가 터지고 있는 지금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장담할 수가 없다"면서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는 충동적인, 단타성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엔터주에 투자를 고려한다면 각 상장사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엔터주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성"이라면서 "특히 시장이 큰 유럽과 북미에서의 수익 창출 기대감이 엔터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은 물론 해외 매출을 확대에 유튜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입의 증가뿐만 아니라 글로벌 팬덤 확산을 통한 북미, 유럽에서 수익화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4월 유튜브 효과가 확실한 방탄소년단 등의 컴백이 예정된 만큼 엔터주의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