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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규제 재도입' 강경파들 "KT, 스카이라이프 매각해도 배임 아니다"

"스카이라이브 지분, 남북교류협력 관련 공적 주체에 매각 가능"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2019/03/21 14:26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정책그룹이 KT가 보유한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남북교류협력과 관계있는 공기업과 공익 목적 기관들이 매입하는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하고 있다.

KT와 스카이라이프는 "정부가 스카이라이프 매각을 요구해 KT가 이를 실행에 옮겨도 재무적 투자자 외에는 인수 희망자를 찾기 어렵고, 주주이익을 해치는 배임행위가 된다"고 주장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책그룹의 '아이디어'는 위성방송의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해 '남북교류협력'을 키워드로 한 공적 투자자들을 매칭시켜 지분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상장사인 스카이라이프의 지분 시장가격을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해 정부가 블록딜을 중재하면 배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안은 KT에 스카이라이프 매각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평이다. KT 입장에선 합산규제 재도입을 받아들이고 신규 M&A를 중단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전망과 실현 시점을 선뜻 내다보기 어려운 '남복통일'을 전제로 공적 투자자를 매칭하는 것이 적실성이 있는지를 둔 논란의 여지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국회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내 정책그룹은 최근 작성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난시청 해소, 통일시대를 대비한 설립 목적과 달리 스카이라이프가 KT의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부속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KT가 보유한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합산규제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관련 보고서는 "YTN의 경영 정상화에 공적 기관의 지분투자가 가능했던 것 처럼 스카이라이프도 복수의 공기업과 공익적 목적 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을 매입하는 안을 검토해볼만 하다"며 "남북교류협력과 관계있는 국민연금, 한국관광공사, 한국무역진흥공사, 한국전력, 한국철도공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새로운 주주가 되는 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스카이라이프는 KT와 지상파 3사가 출자해 '공공 플랫폼' 형태로 설립한 바 있다. 2008년 6월 방송위원회가 위성방송 도입을 결정하며 '단일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로 출범하되, 개별 주체의 보유 지분을 20% 내외로 제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설립 당시 최대 주주 KT는 지분 23%를, 2대주주 KBS는 13%를 각각 보유했다.

이후 KT는 지분율을 꾸준히 높여 현재 49.99%를 보유하고 있고, 신영자산운용(7.00%), KBS(6.78%), 템플톤(5.11%)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KT의 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 방안이 처음 논의될 당시 "공영방송인 KBS가 스카이라이프의 최대 주주가 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사이드'에서 전개된 바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KBS의 현재 재무상황과 노조의 반발 가능성, 방송법상 제약으로 KBS가 스카이라이프의 지분을 3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KBS가 스카이라이프의 최대주주가 되는 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남북협력을 키워드로 한 공적 투자자 컨소시엄 구성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이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내 정책자문그룹과 KT는 △KT의 스카이라이프 인수 배경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실현 △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등 각 쟁점별로 그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KT는 "경영위기에 빠진 스카이라이프에 추가 출자할 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KT가 구원투수로 나섰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해당 리포트는 "스카이라이프는 2006년부터 흑자전환했고, KT가 이를 인수한 것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위성방송을 온전히 품에 안아 위협성을 없애고 올레TV와 스카이라이프의 제휴를 통해 가입자를 조기 확보하기 위함이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수익성 한계와 관련해 KT는 "IPTV 위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고 OTT시장이 확대되는 등 시장환경 변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민주당 정책그룹은 "스카이라이프를 KT가 유무선 통신시장 지배력 확대의 부속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위성방송 자체가 '열등재'가 된 것이 아니라, K의 사업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합산규제 재도입과 관련해선 과기정통부도 "적절지 않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다. 유료방송 업계에선 M&A 활성화를 위해 개별 기업이 도달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 상한선을 40%선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합산규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으나 이를 계속 이어갔다면 모를까, 일몰된지 1년이 지나서 다시 도입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아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위는 알 수 없지만 KT를 찍어서 거듭 압박을 가해, 황창규 회장 사퇴를 유도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선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거나, 현 단계보다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을 한 단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쪽이 우세한 형국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이프 사장 선임 과정에서 KT의 '낙점'이 아닌 공모 방식을 택하거나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 외부 추천 쿼터를 확대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합산규제 재도입이 성사되면 발이 묶인 KT는 M&A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추격을 허용하게 된다. 7월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존폐를 장담할 수 없는 딜라이브의 '운명'도 한층 더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국회 과방위 법안심사 소위는 당초 22일 중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이견으로 논의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KT는 합산규제 재도입 외에도 여러 사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어, 당분간 운신의 폭이 협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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