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국민연금, 오늘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찬반 결정…"반대 우세속 기권 가능성도"

대한항공 주총 이틀 앞두고 국민연금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 소집
'반대표' 가능성 우세한 가운데 기권 시나리오 제기돼
박소영 기자


오는 27일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둘러싼 표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표심' 향배에 관계자와 투자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조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지만, 기권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5일 저녁 회의를 열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책임투자 방향을 검토·결정하는 민간인 전문가 기구다.


조 회장 일가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은 33.35%.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주주총회 참석자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만큼 11.5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결과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지금으로선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23일 전문위 회의에서 위원 9명 중 7명이 조 회장의 사내의사 연임에 반대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 서스틴베스트 등도 반대의견을 내는 등 명분은 충분하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조 회장의 연임 저지를 위해 소액주주의 표를 모으고 있다. 이날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노동조합도 기자회견을 열어 "연금공단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반대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기권설이 흘러나온다. 국민연금이 올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고려해 현정은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에 기권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상호출자기업집단 내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만약 이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도 기권표를 던지는 게 가능하다는 논리다.

국민연금이 최근 대주주와 표대결에서 패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에 따라 의결권 행사 내역을 미리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 20일까지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11곳의 주총 표대결에서 모두 패배했다. 22일 열린 삼성바이로로직스의 주총에서도 회사측의 안건이 모두 통과되는 등 힘을 쓰고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배임·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장기적인 주주가치와 배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드러냈기 때문에 조 회장 연임에 대해서도 기권표를 던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기권할 경우 조 회장은 연임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분 구조상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 연임안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주총 현장에서 팽팽한 표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소영 기자 (cat@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