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애플‧디즈니 가세'…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공세에 韓 '휘청'

국내 업계 합종연횡하지만…해외 사업자에는 규제 없어 역차별 우려
고장석 기자

애플과 디즈니가 잇따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OTT(Over The Top)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플랫폼이 독과점화되면 국내 시장이 잠식될 거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OTT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12년 63억 달러 규모에서 2017년 247억 달러로 연평균 31.4% 성장했다.

콘텐츠 산업의 성장과 함께 방송‧영화 시장의 새로운 사업 기회 확대는 물론,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로 이어지는 전후방 사업과 소비재, 문화 콘텐츠 수출에도 긍정적인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의 국내 규제에는 아직 새로운 콘텐츠와 미디어 생태계가 반영되지 않은 만큼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맞는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서 최근의 환경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韓 시장 공략 나선 넷플릭스(사진=뉴스1)


◆애플‧디즈니‧넷플릭스 참전…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 격화

애플은 현지시간 25일 새롭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한다.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가입형 서비스로 향후 애플의 매출 성장을 일으킬 동력으로 꼽힌다. 10여 년 간 스티브 잡스가 CEO였던 시절부터 구상한 TV 서비스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애플의 TV 서비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TV를 비롯해 타사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지난 1월 삼성 스마트TV에 아이튠즈 영상 스토어를 설치하기 위해 삼성과 제휴한 바 있다.

애플은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위해 34개 제작사와 제휴를 맺었다. 애플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HBO 등 기존 업체의 콘텐츠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편 디즈니는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하며 콘텐츠 강자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디즈니는 올해 9월 새로운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마블시리즈를 비롯해 21세기 폭스의 아바타, 타이타닉, 심슨 시리즈 등 콘텐츠가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넷플릭스에 한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주도권이 넘어갈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애플과 디즈니가 참전하면서 외산 플랫폼의 국내 시장 점유율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업계 합종연횡하지만…해외 사업자에는 규제 없어 역차별 우려

국내 업체들도 외산 플랫폼에 대항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에만 적용되는 규제로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통합 OTT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1,3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할 전망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도 활발하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한 케이블TV 회사인 CJ헬로를 인수했고, SK텔레콤은 케이블TV 2위 업체인 티브로드 인수를 공식화했다.

한편, 해외 사업자들은 적용받지 않는 국내 규제로 국내 콘텐츠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역차별받을 가능성도 있다.

유료방송 사업 시장점유율이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지난 2015년 3년 기한으로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 지난해 6월 일몰된 이후 재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법 도입 당시에는 KT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압도적 1위였고 후발주자와 격차가 컸던 상황에서 만들어졌지만, 최근 글로벌 OTT들이 국내 시장 영향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평가된다.

또한, 글로벌 OTT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된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 규제를 받지 않아 역차별적인 요소로 꼽힌다.

현재 국회에서 OTT 사업자를 유료방송사업자로 분류하는 통합방송법이 발의돼 논의 중이지만 글로벌 업체들을 얼마만큼 실효성 있게 규제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해외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콘텐츠 제작과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기존 국내의 콘텐츠‧미디어 산업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드라마 킹덤은 회당 20억 원(총 6부작)의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신작을 만들고 있다. 국내 영상 제작업계에서는 넷플릭스만의 표현의 자유와 제작비 지원에 앞다퉈 넷플릭스로 몰리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글로벌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시의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