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핵무기, 美에 넘겨라"… 하노이서 김정은에 요구
정상회담서 김 위원장에 관련 문서 건네... 비핵화 의미 직접 정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무기와 핵폭탄 연료를 미국으로 넘기라는 요구를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건넨 문서에 이같은 직설적인 요구가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신고 및 사찰, 핵 관련 활동 중지, 모든 핵 인프라 제거, 핵 과학자 및 기술자의 상업적 활동으로의 전환 등 포괄적 내용의 비핵화 조치들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본인이 원하는 비핵화 의미를 직접 정의내려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핵무기, 핵물질을 미국에 넘기라는 건 미국 영토로 반출해 미국이 직접 제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을 담은 빅딜 문서를 건넸다는 사실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업무 오찬, 합의문 서명식이 돌연 취소되면서 회담이 결렬됐고 무산된 이유에 대해 양 국가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문서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문서는 볼턴 보좌관이 오랜 기간 신봉한 '리비아 모델'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문서를 본 김 위원장이 모욕적이고 도발적이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명재 기자 (leemj@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