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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한국GM·르노삼성 '같은 고통, 다른 희망'…선택은 직원들 손에

르노삼성 5일간 공장 가동 중단 통보…한국GM 창원공장 1교대 전환
한국GM 구조조정 후 신차 배정 확정, 신차 개발 완료후 투입
르노삼성 공장 가동률 감소 불가피한데 신차 논의 착수도 못해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2019/04/09 13:48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지속적인 판매 부진으로 공장 생산량을 일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이유는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가동률 하락이지만 두 회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온도차가 있습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르노삼성은 지난주 노동조합에 5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유는 일본 닛산 자동차가 생산량 감축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르노삼성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차질을 빚자 닛산 자동차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 만드는 로그의 생산량을 10만대에서 6만대로 40% 줄이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로그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도 일부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후속 물량 배정 없이 오는 9월 로그가 단종이 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한국GM의 사정도 녹록치 않습니다. 한국GM은 창원 공장 생산량 감축을 위해 현재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중입니다. 다마스와 라보, 스파크의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입니다.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도 내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생산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GM 창원공장

생산물량이 줄이면 현장 직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어 들 수밖에 없어 두 회사 모두 노조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판매 부진에 따라 생산량을 낮추려는 두 회사의 움직임은 유사하지만 미래 전망은 전혀 다릅니다.

한국GM의 미래는 밝습니다. 이번에 1교대로 전환을 추진하는 부평2공장은 말리부 판매량이 저조해 일감이 부족하지만, 곧 부평 1공장에서 생산중인 트랙스의 생산 물량을 이전 받을 예정입니다. 또 부평 1공장에는 국내와 미국에서 판매될 준중형 SUV, 프로젝트명 '9B'가 투입됩니다. 또 창원공장에는 글로벌 크로스오버차량(CUV)가 배정됐습니다. 신차가 공장에 투입될 때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판매량이 많은 차급이 배정돼 향후 일감은 충분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여전히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연 10만대 가량 생산하던 닛산 로그는 올해 9월 단종이 됩니다. 대체할 생산 물량은 일단 2019 서울 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로스오버 SUV 'XM3 인스파이어(INSPIRE)'입니다. 하지만 XM3의 내수 판매 목표는 3~4만대로 현재 2교대 근무를 유지할 물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회는 있습니다. 바로 르노 본사가 있는 유럽에 XM3를 수출하는 방식입니다. 컴팩트 SUV XM3는 유럽 시장에서도 꽤 잘 팔리는 차급입니다. 만약 부산에서 생산할 XM3가 유럽에 수출될 경우, 약 7~8만대 가량의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내수와 수출을 합쳐 닛산 로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고 르노삼성의 노동자들도 충분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르노삼성 XM3 인스파이어

지난달 모조스 르노 부회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신차 배정 논의를 위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르노그룹은 유럽에 판매할 XM3를 어디서 생산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하는 와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장기 파업에 들어가면서 유럽에 판매할 XM3를 어디서 만들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르노그룹은 파업으로 공급 안정성이 훼손된 부산공장 대신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XM3를 생산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공장은 르노그룹 공장 중 생산성 1위 공장이고, 인건비도 한국보다 40% 가량 적습니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XM3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를 해야 하고, 설비를 짓기 시작하면 1년 정도 뒤에야 생산에 착수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파업으로 차량 생산이 중단될 지 모르는 공장에 유럽 시장 주력 판매 차종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파업이 지속되면서 공급의 안정성이 떨어져 스페인에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본사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판매 부진과 생산 감소, 임금 감소라는 고통을 같이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신차가 투입 때까지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한국GM과 신차 배정 논의조차 진행을 못하는 르노삼성, 이 둘이 가질 수 있는 희망의 크기는 너무나 다릅니다.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는 여전히 파업중인 르노삼성 직원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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