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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롯데카드 M&A 영향 받나…후보 기업 '촉각'

롯데ㆍ한화 자금력 부각,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움직임도 주목
김주영 기자




다음 달 매각이 본격화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이 벌써부터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전액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1조 원 대 자금 여력을 갖춘 기업들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롯데카드 M&A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전액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실제 인수에 소요되는 비용(신주발행)은 예를 들어 3분의 1, 4분의 1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 차입금이 3조 7,000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부채 중 1조 원 미만의 금액을 충당하면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에 대한 매각 대금이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가격이 1조 5,000억원 이상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회장의 부채 관련 발언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가급적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장의 발언에 따라 애초 3조 원 대 부채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도 인수전 참여를 본격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M&A 결과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또 다른 불을 지필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하나금융이 1조 5,000억 원 안팎의 금액을 써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롯데가 카드 매각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롯데는 자금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물류, 유통, 면세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인수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한화 측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1조 2,000억 원대 금액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자금력이 관건이었던 한화가 1조 2,000억 원대 자금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카드 인수가 불발로 그칠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유력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자금력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수 후보군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1조 원에 이른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인수 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SK를 비롯한 자금력이 보장된 기업들의 노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또 자금력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항공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최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해외사업 투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 그룹 차원에서 미리 항공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CJ, 2017년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는 신세계,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했던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도 호남권 기업이라는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박 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친동생으로 2006년과 2008년 각각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형과 갈등을 빚다가 2015년 금호석유화학이란 별도 그룹으로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해 왔다.


재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의 2대 주주(지분율 11.98%)인 금호석유화학을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모종의 역할을 할것인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을 금호가(家)에 두기 위해서 재무적투자자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가 전략적 차원에서 함께 손을 잡자고 제안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호석화 측은 인수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호석화 측은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고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자금력 있는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실제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금호석화가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호석화의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데다 과거 금호타이어 매각 등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어려움을 겪을 때도 박 회장이 지원사격을 한 전력이 없다는 이유다.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을 때도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와 노동조합이 박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지원을 요청했지만 외면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직접적이든 전략적 협업 차원에서든 참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2대주주로서 지위를 확보한 채 지분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좋은 인수자가 나오기를 희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주영 기자 (mayb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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