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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DGB생명, 지점 80% 없애고 5개로 통폐합

전국 38개 지점 80% 폐쇄…대규모 구조조정
민기식 사장 "과거 양적성장 뼈아픈 시행착오, 조직 고능률화에 초점"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2019/05/02 05:58



4년 전 DGB금융그룹으로 편입된 DGB생명이 전국 지점을 5개만 남겨두고 나머지 80%를 폐쇄하는 통폐합을 추진한다. 영업망이 대폭 축소되면 설계사 감원은 물론, 대규모 점포 폐쇄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FC(보험설계사)채널센터 산하 지점 통폐합' 계획을 통해 전체 지점 38개 중 5개만 남기고 폐쇄하기로 했다. 전국 각지의 점포 80%를 없애고 서울과 대구, 부산, 경남, 호남 등 거점지역 점포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점 통폐합 결정은 지난달 15일 본사에서 진행된 전국 지점장 회의에서 조직 슬림화 방침이 구두 전달된지 2주 만에 전격 시행됐다.

민기식 DGB생명 사장은 지난달 30일 FC지점 통폐합 시행에 앞선 당부사항을 통해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양적 중심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조직의 고능률화, 정예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 대형화로 일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두고 사실상 개인영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업점이 폐쇄되면 기존 소비자들의 가까운 업무 처리 장소가 사라져 고객 민원에 적시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앱 개발부터 사이버 창구를 개발하는 추세지만 연착륙 가능한 조치도 없이 점포를 없애면 당장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의 감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DGB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2016년 847명, 2017년 12월 817명, 2018년 6월 776명, 12월 703명에서 지난 2월 기준 DGB생명 63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사측은 폐점 근무자들을 본사나 GA영업, 방카영업, TM채널로 분산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인력 축소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회사가 영업조직 양적 성장보다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는데다, 현재 해당 영업 부서 역시 인력 포화상태라는 이유에서다. 기존 본사에서 후선영업을 하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원 한파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직 통폐합으로 지역 내 점포가 사라지면 설계사 조직은 근거리 지점인 대전에서 서울로, 거제에서 부산으로 출퇴근해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퇴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설계사들이 자발적 퇴사를 하면 회계상 수익으로 잡히는 미지급 잔여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강제 해촉이 아닐 뿐 설계사들의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그로 인해 설계사들이 받지 못한 잔여수당은 회사의 수익으로 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 양적 성장 치중한 DGB생명 '실적 악화' 부메랑...조직 통폐합 불가피

DGB생명의 조직 슬림화 방침은 시장 상황이 열악해지고 보험업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 등 대외규제 부담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에 대비해 미리 고정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전속설계사 조직 운영에 필수적인 지점 임대료, 담보대출 등 부동산 확보 비용과 운영비, 사업비 등을 철저히 줄일 수 있다. 또 IFRS17이 도입되면 회계상 보험 수익과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에 미리 수익성이 높은 설계사 조직으로 탈바꿈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특수고용직에 대한 고용보험 도입 의무화 움직임에 따라 전속 설계사 수가 많을수록 추가 비용이 커지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과거 영업조직을 대폭 확장하는 성장 위주의 정책이 수익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도 조직 축소 배경이다. DGB생명의 실적은 악화 추세다. 지난해 DGB생명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DGB금융그룹 8개 계열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52% 증가한 2718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익 기여도가 낮은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이익을 내지 못했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RBC비율은 172.8%로 생보사 중 가장 낮았다.

DGB금융 첫 외부출신 CEO인 김태오 지주 회장에게는 뼈아픈 성과다. 김 회장은 지난해 5월 DGB금융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하나생명 사장을 지냈다. 지난 2월 취임한 지 두 달만에 민기식 사장이 대규모 조직 통폐합을 결정한 배경에는 생명 부문의 저조한 수익에 골머리를 앓던 김 회장의 특별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푸르덴셜 부사장을 역임한 민 사장은 최근 같은 회사 영업 임원 출신을 새로 영입해 이번 조직개편을 지휘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증자를 하지 않고 생명 지점 전면폐쇄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결국 대구은행과 연계해 사업비가 적게 드는 방카슈랑스 영업과 DGB금융지주사간의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정리하면서 보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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