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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카카오톡 '비즈보드', 한메일 '온라인 우표제' 악몽 재현하나

광고 노출 강행하는 카카오, 안티로 돌아서는 사용자
고장석 기자

이번 광고 추가로 저도 안티로 돌아섭니다

한메일이 온라인우표제로 망했는데, 카카오도 이걸로 망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채팅 목록에 광고가 붙는다는 소식에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리한 수익화 시도가 과거 한메일의 이용자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온라인 우표제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카카오톡에서도 이미 광고는 적용되어 있다. 왼쪽 첫 번째 화면의 친구 탭에서는 플러스 친구에 마케팅용 계정이 추천된다. 오른쪽 첫 번째 화면의 더보기 탭의 하단부에도 광고가 들어간다.


지난 2일부터 일부 사용자에게 적용된 카카오의 대화 목록 광고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모바일 버전의 왼쪽 두 번째 화면인 대화방 목록 탭에 배너 형태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팅 목록 부분에 추가되는 것이다.

카카오톡 대화 목록 광고 비즈보드(사진=뉴스1)

물론 네이버의 라인메신저도 이번 비즈보드와 똑같이 채팅 목록 부분에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의 광고 노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화를 추구하다 이용자들을 이탈시킬 거라는 점에서 과거 다음 한메일의 온라인 우표제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02년 한메일에 적용된 온라인 우표제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으며 스팸메일을 줄이자는 취지의 제도였다.


온라인 우표제란 사회적으로 스팸메일 문제가 심각하게 조명받을 당시, 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업체들이 실명으로 메일을 발송하게 하고 대규모 메일 발송의 경우 한 톤당 10원을 지불하게 하는 제도다. 메일을 통한 수익화와 함께 스팸메일도 막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온라인 우표제는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이 한메일을 덜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한메일 수신자에게 대규모 메일을 발송하기 어려워진 회원제 사이트들이 한메일로 회원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당시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할 때 한메일을 입력하지 말아 달라는 문구가 흔하게 보일 정도였다.


결국 다음은 2005년 온라인 우표제를 폐지했지만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떠나간 상황. 한메일은 결국 네이버 지식in의 활성화에 밀려 네이버 메일에 이메일 점유율 1위를 넘겨주게 됐다.


사용자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 우표제였지만 다음과 사용자 모두에 상처로만 남은 것이다. 다음을 인수한 카카오도 비슷한 상황에 봉착했지만 광고 노출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나 감소했다. 게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던 모빌리티와 금융 분야가 각각 난관에 봉착하면서 카카오톡의 광고 추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6698억원이었던 광고 매출을 올해 20%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비즈보드가 서비스되면 카카오의 매출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광고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 성장한 791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카카오톡은 무료 메시지 이미지를 내세워 유료 문자메시지의 자리를 대신해 왔다. 서비스 이용에 사용자들이 돈을 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로 인해 입는 이미지 타격은 크다.

업계에서는 곧 본격적으로 도입될 비즈보드에 사용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카카오톡의 명운이 갈릴 거라고 보고 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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