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임대차'가 뭐길래…짐싸는 건설사들
사옥 이전 잦아진 건설사들…공실 메우기 분주최보윤 기자
앵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사옥 이전이 잦은데요.
표면적으로는 조금 더 좋은 여건으로 사옥을 옮기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사정도 있습니다. 최보윤 기자입니다.
기자>
광화문 한복판에 자리한 대우건설이 이번 주 부터 이사를 시작합니다.
광화문에 터를 잡은지 11년 만입니다.
새로 둥지를 트는 곳은 옆동네인 을지로.
옛 세운상가 터에 새로 지어진 '써밋타워'입니다.
[대우건설 관계자 : 을지로 '써밋타워' 준공과 현재 사용 중인 광화문 사옥의 임대 계약 만료가 맞아떨어지면서 조금 더 넓고 쾌적한 신사옥으로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써밋타워는 대우건설이 지었는데, 준공 후 주인을 찾으며 10년 간 '임대차' 계약을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대우건설이 직접 사옥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우건설은 인천 송도의 한 건물에도 준공 후 책임 임대차를 약속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현재 8년 째 공실이 생기면서 연간 100억원 규모의 임대료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처지입니다.
올 초에는 대림산업 플랜트사업 본부가 이 곳으로 입주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직원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대림산업 역시 대우건설과 비슷한 사정입니다.
현재 플랜트사업 본부가 있는 광화문 D타워는 대림산업이 개발에 참여했고 건물주와 준공 후 책임 임대차를 약속했으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겁니다.
D타워 옆 그랑서울 타워에는 GS건설이 2014년 들어왔는데,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여의도에 대형 오피스 두개 동을 포함한 '파크원'을 시공중인 포스코건설 역시 일부 책임 임대차를 약속한 상태여서 완공 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가 들어올 것이란 설이 파다합니다.
건설사들이 대형 오피스 시공권을 확보하며 임대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책임 임대차계약을 맺고 있지만 서울 주요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10%를 넘어서면서 임차인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