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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남제약 인수' 김병진 회장 "매출 1,000억원 만들 것"

"기초체력·잠재력 있는 회사...금방 튀어오를 수 있어"
이대호 기자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회장이 경남제약 청사진을 밝혔다. 2~3년 안에 현재 매출 두 배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회장은 총 420억원을 투자해 경남제약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경남제약 인수를 추진한 계기부터 미래 비전까지 자신감 있게 제시했다. 이제 경남제약은 새로운 최대주주와 함께 재감사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라는 두 개의 문 앞에 섰다.

머니투데이방송(MTN)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논현동 라이브플렉스 본사에서 약 2시간 가량 김병진 회장을 만났다.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대표이사 회장 / 사진=머니투데이 더벨 DB.


■ "경남제약 비싸게 인수한 것 아냐...충분한 가치·잠재력 있는 회사"

김 회장은 오래 전부터 제약사 인수를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자회사 바이오제네틱스(옛 유니더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이후 GMP 시설을 갖춘 제약사 인수를 계속 검토해왔다는 것. 특히 경남제약 레모나 브랜드력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값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다른 제약사도 많이 접촉해봤다"며, "작은 비상장 제약사도 굉장히 몸값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제약공장 신규 GMP를 받기 힘들어지면서 라이선스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 같다"며, "그것에 비하면 레모나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경남제약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라이브플렉스·바이오제네틱스·씨티젠·위드윈인베스트먼트 4개사를 통해 경남제약 지분 26.92%를 확보했다. 기존 전환사채(CB) 인수에 150억원, 신규 유상증자에 약 270억원이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CB 전환과 유증은 모두 경남제약 자본금 증가로 이어졌다. 경남제약 재무구조가 더욱 튼튼해진 것.

경남제약 인수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김 회장은 "경남제약 인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올해 초부터"라며, "우리는 경남제약이 필요했고, (일련의 이슈들을) 정리할 자신이 있으니까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 재건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하관호·안주훈 대표 등 바이오제네틱스 경영진이 경남제약에 들어가 재무구조 개선과 제약·바이오 사업의 기반을 살피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경남제약 경영진은 바이오제네틱스와 비슷하게 구성할 것"이라며, "광동제약 영업 부사장 출신을 추가로 영입해 B2C, 유통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경남제약 매출이 1,000억원 단위로 가는 것도 금방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남제약 주매출이 전문의약품이 아니라 레모나 등 유통이 중요한 상품에 있다"며, "좋은 브랜드를 바탕으로 제품 리뉴얼과 구성 변경 등을 거치면 향후 2~3년 안에 매출이 1,000억원 단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남제약 매출은 414억원이었다.

김 회장은 "바이오제네틱스가 국내 라이선스를 획득한 바리티닙(표적항암제, varlitinib)이 내년 말이면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생산과 영업 등에서) 경남제약과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급한 효율화 작업과 중장기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다. 당장 다음주에는 노후화 된 아산공장 개보수를 위해 전문가를 내려보낼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 요구사항을 들어보니 노후화 된 공장의 개보수 필요성부터 말하더라"며, "당연히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제약 제품군이 200가지나 돼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곧 효율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제약처럼 기초체력이 있는 회사는 잘만 만들어주면 금방 튀어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재감사, 주식거래 재개는 어떻게?

발등의 불이 두가지다. 재감사를 통해 외부감사인에게 감사의견 '적정'을 받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주권매매거래 정지를 푸는 것.

김 회장은 그동안 가장 문제가 됐던 요소들이 해결됐다며, 재감사와 거래재개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횡령배임 금액(약 50억원)의 5배 이상은 증자를 해야 재감사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420억원(유증 270억)을 투자한 우량한 최대주주가 들어왔고, 더 이상 손바뀜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M&A에서 상장폐지 전력자 등이 문제됐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대규모 증자를 완료했고,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변경됐고, 경남제약은 우수한 브랜드력을 갖고 있고 영업활동도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문제는 법적으로 풀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세게, 약하게 할 것도 없이 오직 회사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김주선 대표가 외부에 투자한) 30억원은 최근에 회사로 돌아왔다고 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돈이 오간 과정까지 중요하니 외부감사인이 감사의견을 줄 수 있도록 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에 하나 벌어질지 모를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26.92%까지 높인 지분율이 그 바탕에 있다. 다만, 분식회계 장본인인 이희철 전 회장은 지금도 지분 8.65%(약 146만주)가량을 가지고 있어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을 방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회장은 "횡령, 분식회계를 한 사람과 (협력 등) 무엇을 해볼 생각은 없다"며, "회사를 수렁에 빠지게 한 사람이 또 방해를 하면 소액주주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진 회장은 누구?

경남제약 최대주주 유치를 위한 공개경쟁입찰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해 5월에 진행된 공개M&A는 전·현 최대주주, 소액주주, 사채권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엉키며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최근까지도 덩치 큰 제약회사들이 경남제약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는 했으나 '잠재된 분쟁 소지' 때문에 이사회 결의를 통과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확실한 오너가 있는 라이브플렉스나 넥스트BT 등이 마지막까지 공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1977년생으로 젊은 나이지만, 벤처 창업과 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1세였던 지난 1997년 PC통신에서 대학생 리포트를 공유하는 지니콘텐츠(캠퍼스21)을 창업했다. 1999년에는 노머니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해 지금의 배너 광고격인 애드바(ADbar)를 만들어 대박을 냈다. 이후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 사람과기술(현 지디코프), 벤트리(현 에스비엠), 비트윈네트웍스(현 버킷스튜디오) 등을 M&A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텐트 제조기업인 라이브플렉스를 인수했고, 2015년 씨티젠(옛 씨티엘), 2017년 바이오제네틱스(옛 유니더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씨티젠을 통해 대원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M&A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번 경남제약 M&A 과정에서도 평판과 관련한 적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어릴적부터 금융시장에 있다보니 좋지 않게 보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며, "M&A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M&A를 하면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격상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언론 인터뷰도 잘 안 하다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이 좋지 않은 말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단 한번도 상장폐지나 법적인 문제를 겪은 적이 없다"며, "법적으로, 회계적으로 문제되는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는 경남제약을 원했고, 문제 없이 인수자금을 마련했고,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공정한 M&A) 절차를 지켜달라 해서 지켰고, 이제는 재감사와 거래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량한 최대주주로서 그동안 벌어진 문제들을 확실히 정리해나갈 것이고, 경남제약을 빠르게 정상화 해 많은 임직원들과 웃으면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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