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꿀팁]보험료 20%싼 치매보험, 덜컥 가입했다간?

# 직장인 이경욱(45세, 가명)씨는 목돈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을 알아보던 중 설계사로부터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2.5% 이율을 고정금리로 제공하고, 보험료 납입기간 중 해지시 환급금이 없어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낮은 상품을 권유받았다. 또 보험료 납입이 완료되는 20년 시점 환급률이 일반 상품 보다 25%p(비과세)나 높은 보험상품이라는 말에 20년간 납입하는 종신보험을 가입했다. 하지만 가입후 3년 시점에 실직하게 됐고 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는 것이 어려워 보험계약을 해지했으나 해지환급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최초 가입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 자영업자 김기철(50세, 가명)씨는 신문에 많이 보도되는 치매보험 가입을 위해 설계사에게 문의했더니 기존보험과 동일하게 보장받으면서 보험료는 21%나 낮은 새로운 보험상품이 출시됐다는 설명을 듣고 보험(보험료 20년 납입조건)에 가입했다. 그러나 가입한지 5년 후 경제적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해 보험계약을 해지하려고 보험회사에 문의하니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다는 안내를 받고 가입 전에 여러 상품을 비교해보지 않고 보험료가 낮다는 것만 생각하고 가입한 것을 후회했다.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일반 보험상품보다 적은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 판매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의 초회보험료는 1596억원으로 2016년 439억원 대비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신계약 건수도 32만1천건에서 176만4천건으로 급증했다.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은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낮지만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는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거나 30~70% 적을 수 있다.

일례로 40대 남성이 20년간 사망보험금 1억원인 종신보험에 가입한 경우 무해지환급형이라면 보험료가 21.9%, 해지환급금이 50%라면 보험료가 9.8% 저렴하다.

만약 중간에 보험을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을 전혀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올 3월 기준으로 보험료 납입기간을 20년 이상으로 가입한 계약이 가장 많았는데, 매년 4%의 계약이 해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계약 유지율은 66.5%, 20년 시점에서는 44.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주로 종신보험, 치매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으로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가 목돈 마련이나 노후 연금을 목적으로 보험을 가입하려면 이런 보장성보험이 아니라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게 합리적이다.

소비자들은 가입전 상품 안내장에 일반보험상품과 해지환급금을 비교하고 있어 관련 자료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안내 자료 개선 등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