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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초단타 메릴린치, 제재 못한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robin@mtn.co.kr2019/06/20 11:43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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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을 어지럽게 만들었던 이른바 '메릴린치 초단타'이슈를 기억하실 텐데요. 한국거래소가 메릴린치에 대한 회원 제재를 추진 중인데,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시장을 교란시켰지만 이걸 법적으로 명확히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죠. 이대호 기자!

어제 메릴린치증권 제재가 확정되나 했는데 또 미뤄졌죠?

기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어제 오전 10시부터 4~5시간 회의를 열고 제재를 논의했는데, 또 결정을 유보했습니다.

메릴린치 측이 "추가 소명자료를 내겠다"면서 시간을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거래소 입장에서도 지금은 초단타 매매가 많이 잦아든 상황이어서 시급히 제재해 더 큰 반발을 사는 것보다, 충분한 소명기회를 주고 신중히 결정하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다음번 시감위는 7월중에 열릴 예정인데, 아직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메릴린치 단타'가 무엇인지 잠깐 설명드리면 좋겠는데요?


기자>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특정 조건을 미리 설정해두고 그 조건에 해당되면 '여러번, 아주 빠르게, 사고, 파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램 매매와는 차원이 다르고, 그 알고리즘은 이걸 만든 사람 말고는 알 수가 없다고 하죠.

특히 지난해에는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코스닥 소형주까지 많은 영향을 미쳐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요. 하나의 예를 보여드릴게요. 지난해 8월 1일 장중에 제가 직접 캡쳐한 건데요.

'청보산업' 매매동향입니다. 청보산업은 시가총액이 300억원대(당시)로 코스닥에서도 엄청 작은 종목이에요.

이날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11시 6분 '4,793주 매수'가 이뤄졌는데, 불과 12분만에 '4,919주 매도'가 이뤄졌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이 주문에 따라 주가도 순식간에 위아래로 크게 움직였고요. 해당 주문금액은 몇천만원대로 크지는 않았지만, 소형주 주가에 순간적으로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한 금액이었습니다.


앵커>
메릴린치는 어떤 책임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일단, 이번에 한국거래소가 제재를 심의하는 대상은 해당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입니다. 실질적으로 고빈도 초단타 매매 알고리즘을 짠 것은 미국 시타델증권인데요.

시타델증권은 한국거래소 회원사가 아니라서 회원 제재 대상이 아니고, 이를 중개한 메릴린치증권은 회원사여서 회원 제재 대상에 오른 거죠. 시타델 이야기는 잠시 후에 자세히 이야기 하고요.

일단, 메릴린치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규정에 따라 회원 제재가 추진 중인 것입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4조 '공정거래질서 저해행위의 금지'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거래소는 보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시세 형성이나 가격 결정에 집중적으로 관여하는 호가, 오해를 유발하게 할 우려가 있는 호가 제출, 그리고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대량 거래와 반복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메릴린치는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고객사 주문의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메릴린치가 위탁증권사로서, 시타델증권의 과도한 주문을 자제시켰어야 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죠. 주식투자를 좀 크게 하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슈퍼개미들도 가끔 증권사 직원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작은, 거래량이 별로 없는 종목을 하루에 몇억, 몇십억씩 사고 팔면 특정계좌·특정지점 집중도, 혹은 호가 관여율이 높아지면서 한국거래소에서 일종의 경고 신호가 나오는 거죠. 그럼 증권사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서 주의를 줍니다.

메릴린치도 시타델증권에게 주의를 주고 자제를 시켰어야 했다는 거죠.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메릴린치 제재는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른 회원 제재이고요. 실제로 이 주문을 넣은 시타델증권에 대한 제재는 금감원,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법'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앵커>
지난해 정말 많은 투자자들이 메릴린치 초단타 매매 때문에 혼란을 겪었고, 메릴린치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가기도 했잖아요? 문제는 이걸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는 건데, 가능할까요?


기자>
작년에 한창 '메릴린치 단타'가 이슈였을 때 저도 여기저기 취재를 해봤는데, 딱히 "이게 문제다"라고 말해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불법'인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이른바 '고급진 알고리즘'이라는 말도 나왔었는데요. 해당 알고리즘 안에 부정거래로 지목될 수 있는 요소를 피하는 것까지 치밀하게 설계됐다는 겁니다.

물론 이는 시타델이나 메릴린치가 확인해주지 않으니 시장의 관측일 뿐이고요. 혹은 하소연에 가까울 수도 있고요.

금융감독원도 벌써 1년 가까이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직도 혐의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으로 금지된 시세 조종 행위(제176조), 시장질서 교란행위(제178조의2)를 적용할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시타델증권 쪽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시타델증권은 지난 11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짧게나마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이런 내용입니다.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과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이는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경쟁이 허용되는 시장을 통해 모든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당사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있어 한국의 규제당국과도 협력해 나갈 것"

현재도 같은 입장이라고 합니다. 뜯어보면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경쟁이 허용되는 시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법에 저촉되는 일은 알고리즘에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제재가 의결되더라도 메릴린치와 시타델은 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글로벌 금융사로서 평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에서의 제재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유덕재, 편집:권혁주, CG:황미혜)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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