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7월말에 주주서한 답변…"이사회 승인 등 절차에 시간 필요"
"계열사 중 상장사가 4곳, 이해충돌 면밀히 검토해야"금융투자업계, 라이크기획 합병 가능성 높게 봐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KB자산운용의 주주서한에 대해 오는 7월 31일까지 구체적 방안을 답변하겠다고 20일 전했다. 사업구조 개편 시 이사회의 승인 등이 필요할 수도 있어, 검토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에스엠이 20일 KB자산운용측에 전달한 답변서 일부. |
에스엠이 20일 KB자산운용에 보낸 답변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언급한 세부 항목들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에스엠과 관련 계열사의 복합∙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계열회사 중 상장사가 4개에 달해 이해충돌 방지 및 시너지 창출 등의 측면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5일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를 합병하고 30% 배당성향을 요청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에스엠은 지난 2000년 상장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날 에스엠은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피력하며 답변 기한을 연기했다.
에스엠측은 "단위 회사별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자산 등을 재배치 내지 처분함에 있어서는 이사회에 대한 보고 또는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각 세부 항목들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해 7월 31일까지 상세히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 기업으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문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 및 경쟁력 향상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당사의 전 임직원들은 KB자산운용을 포함한 모든 주주들이 에스엠의 성장 및 발전과 함께하여 자본적인 이익만이 아닌 긍지와 자부심을 공유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에스엠이 주주 공세에 못 이겨 라이크기획을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자산운용에 이어 에스엠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8.07% 보유)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06%) 등의 지분을 합치면 20.72%로 이수만 회장측의 지분 19.08%을 넘어선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10일 에스엠의 지분을 4.91%에서 5.01%로 늘리는 등 기관의 존재감이 늘어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라이크기획을 합병할 경우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문제가 남아있어 또 한번 주주들과의 진통이 예상된다"며 "이수만 회장의 입장에서는 라이크기획의 기업가치를 높게 산정받아서 에스엠 내 지분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