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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에 베팅하는 '원유DLS'로 뭉칫돈 몰린다

'초저낙인'부터 11% 고수익 상품까지…6월 WTI 상품 2741억 발행
월별기준 사상 최대…ELS 수익률도 낮아져 DLS로 자금 대거 몰려
증권사도 다양한 조건 DLS 출시하며 '투자자 모시기' 경쟁 치열
허윤영 기자




최근 원유 가격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는 손실 구간을 낮춘 '초저낙인(knock-in)' 상품과 주가 지수와 혼합해 수익률을 끌어올린 상품을 내놓으며 뭉칫돈을 유치하는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6월 WTI 기초자산 DLS 발행 금액 '사상 최대'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25일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금액은 2,74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월 발행량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 금액(1,096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5월 발행 금액(1,082억원)까지 더하면 원유 DLS의 발행 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전체 발행량의 절반(3,882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두 달 만에 몰린 셈이다.

DLS란 원유나 금, 은, 농축산물 등의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보통 3년) 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움직이면 사전에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통상 원유값이 반토막 이상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만기 시 연 10%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최근 원유 DLS에 자금이 몰리는 건 시장에서 원유 가격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면서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그만큼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4월 배럴당 66달러 수준이었던 WTI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지난 12일 51달러까지 약 23% 하락했다.

또 2분기 들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만기 수익률이 다소 낮아진 점도 DLS로 자금이 몰리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4월 ELS·ELB 조기상환금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조기 상환금을 받은 ELS 투자자들이 DLS로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현 유가 수준에서는 원유 DLS의 신규 투자 리스크가 매우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DLS 기초자산인 WTI 유가가 현 수준에서 50% 미만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초저낙인' DLS 선보인 NH證…삼성證, 연 11% 고수익 DLS 출시

증권사도 다양한 조건의 DLS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달보다 발행 규모를 2배 넘게 늘리면서(공모 기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낙인 구간이 38%에 달하는 ‘초저낙인’ 원유 DLS(3769회, 3800회)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만기 시점에 기초 자산 가격이 기준가의 38%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한다는 뜻이다. 만기 수익률은 연 6%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큰 원자재 투자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였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유가(WTI, 브렌트) 선물과 홍콩H지수를 결합시켜 수익률을 끌어 올린 ‘하이브리드 DLS(2674회)’를 내놨다. 투자 기간 동안 세 지수가 모두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세전 연 11%를 수익률을 지급한다. 현재 모집 중인 DLS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다.

그 밖에 원유 DLS 상품이 거의 없었던 현대차증권도 이번 달 26억원 규모의 DLS를 발행했고 한화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소형사도 속속 DLS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WTI 가격이 50달러 선을 위협 받으면서 증권사가 DLS 상품 출시 적기라고 판단한 듯 하다”며 “다만 사소한 뉴스에도 급등락하는 원유가격 특성상 자금을 몰아서 DLS에 투자하는 건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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