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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는 수소이야기] 수소차 vs 전기차 뭐가 더 효율적일까?

전기차 vs 수소차 효율성을 둔 치열한 논쟁
효율성은 에너지원 비중, 기술 수준에 따라 달라져
국가 에너지믹스 정책, 산업 경쟁력을 감안해 중장기 보급 계획 세워야
권순우 기자

[편집자주] MTN은 연중 기획으로 <수소시대를 여는 기업들>을 연재 보도한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발전과 수소전기차는 새로운 산업으로 태동하고 있다. 한국은 수소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아직은 낯선 수소와 수소 산업에 대한 기본 개념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보는 수소 이야기>를 마련했다.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를 둔 다양한 논쟁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치열한 논쟁은 효율성이 아닐까 합니다. 효율적이라는 말은 같은 에너지를 투입했을 때 더 강한 힘을 낸다는 의미입니다.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 그만큼 친환경적입니다.

두 차는 모두 친환경차이기 때문에 친환경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터리 업계와 수소 업계는 미래 자동차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기 기술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요?



첫 번째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배터리 전기차의 최종 효율은 73%, 수소는 22%입니다. 전기차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주로 배터리 전기차 진영에서 이용하는 기준입니다. 출처는 유럽운송환경연합입니다.



두 번째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의 효율은 35%, 수소 연료전지의 효율은 80%나 됩니다. 수사사회 진입을 추진하는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의 자료로, 주로 수소 진영에서 사용하는 기준입니다. 왜 그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첫 번째 그림의 시작은 재생 에너지입니다. 재생 에너지를 배터리에 넣고 자동차를 운행할 경우의 효율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들고, 수소로 다시 전기를 생산해 자동차를 운행할 경우의 효율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경로가 단순한 배터리 전기차의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소 진영에서는 이 기준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재생 에너지는 그냥 만들어 지는가? 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할 때의 효율성을 왜 반영하지 않는가? 라고 말이죠.

두 번째 그림의 시작은 수소입니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각 가정에 송배전을 하면 열 손실, 배전 손실이 발생합니다. 반면 수소 연료전지는 열 에너지를 온수로 활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습니다.

배터리 진영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수소는 그냥 만들어 지는가? 열 에너지 활용은 특수한 경우에만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무조건 반영하는 것이 옳은가?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경로를 상정하다보니 서로의 기준을 인정하기가 힘듭니다. 그렇다면 원천을 하나로 통합을 해서 살펴보면 어떨까요?



세 번째 그림은 천연가스라는 단일 원천을 시작으로 전기차와 수소차의 효율을 계산한 도요타의 자료입니다. 수소전기차는 36%, 배터리 전기차는 24%의 효율을 내는 것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전기차 진영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가스발전이나 가스 수소추출은 이산화탄소를 배출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니 첫 번째 그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 에너지를 원천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죠.

배터리, 수소업계 전문가들이 각각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가지고 견강부회를 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무엇이 더 효율적인지는 전문가들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걸까요?

뭔가 한가지 정답을 기대하셨겠지만, 세가지 표 모두 맞는 말입니다. 재생 에너지가 충분히 많은 노르웨이 같은 국가에서는 첫 번째 그림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재생 에너지가 부족하고 전기든 수소든 만들어 써야 하고 국가에서는 두 번째 그림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가스가 주요 발전원이 되는 국가에서는 세 번째 그림이 유용할 수 있죠.

중요한 것은 각 국가별로 발전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 향후 어떻게 비중을 조절해 갈 것인지 입니다. 재생 에너지, 수소 에너지는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산이 일정하지 않은(간헐성)의 단점이 있습니다. 또 송배전을 하기 위한 설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독일의 재생 에너지 비중이 36.3%로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재생 에너지 생산이 많은 북쪽 지역과, 에너지 사용이 많은 남쪽 지역을 연결하는 송배전 설비가 부족해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중앙 집중형 송배전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전기를 생산하는 분산형 전원에 적합합니다. 또 발전 과정에서 만들어진 열로 온수를 만들어 지역에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운송-저장-활용 인프라가 미흡해 단가가 비싸고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할 경우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터리전기차가 효율적이라고 해서 모든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생산해 배터리 전기차 100%로 가는 것은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부적합합니다. 반대로 수소 생산-유통-저장-활용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100% 수소차를 외치는 것도 공허합니다.

또 기술 수준이 미흡하면 이론적 효율성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똑같은 전기를 활용하더라도 어떤 전지를 사용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배터리를 관리하는지에 따라 효율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수소 역시 각 경로의 기술 수준에 따라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자동차 전환 초반에는 이미 설치된 전기 인프라를 기반으로 보급이 용이한 배터리전기차 소형차가 유리하고 배터리로 감당하기 힘든 트럭 등 상용차는 수소전기차가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은 자동차의 개별 에너지 효율을 따지는 것보다 국가의 자연환경과 에너지 전환 정책 등에 맞춰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고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수소차가 더 효율적이라 한들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 없다면, 국산 수소차가 없다면 굳이 무리해서 급하게 보급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배터리전기차, 수소전기차는 100년 넘게 자동차의 심장을 차지했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친환경적인 대안입니다. 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비중을 늘려 갈지,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르게 보급할 수 있을지에 논의를 집중하는 편이 좀 더 깨끗한 미래를 위해 중요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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