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보감]유방암 치료에 부는 '뉴트로'…최대 수혜자 '허셉틴'
올 상반기 산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트렌드인 '뉴트로(New-tro)'가 보건의료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뉴트로는 브랜드가 가진 전통적인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의료계 뉴트로 바람의 주인공은 유방암 표적 치료제인 허셉틴이다. 20여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돼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표적 치료제 허셉틴은 새로운 제형 개발 및 출시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오래된 명약' 허셉틴…130개국 출시, 22년간 환자 완치가능성↑
허셉틴은 1998년 미국에서 처음 허가받았다. 이후 130개국에 출시, 국내에는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허셉틴은 HER2 수용체가 발현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 조기 유방암 및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투여할 수 있다. 국내에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맥ㅡ>피하주사 제형 변화…환자 만족도↑
허셉틴은 기존 정맥주사 단점인 ▲투여시간 90~120분 ▲멍·붓기 등 부작용 ▲투여 당일 샤워 어려움 등을 해결하기 위해 '피하주사' 형태로 제형에 변화를 줬다.
허셉틴 피하주사(이하 SC)는 지난 2014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기존 허셉틴 정맥주사(이하 IV)는 치료에 약 90~120분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입원이 필수적이었다.
반면 허셉틴SC는 허벅지 피하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허셉틴®IV와 효과는 유사하면서도 치료 시간을 2~5분으로 단축했다.
실제 허셉틴 제형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허셉틴SC를 더 선호한다고 응답한 환자는 약 89%였다. 주된 이유는 치료시간 단축과 통증 및 불편 감소였다.
편의성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해당된다. 허셉틴SC는 별도 조제 과정이 없고 입원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의 투약 시간이 평균 53.5% 줄어들어 18주기 투여 기준 총 1.6~8.4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허셉틴SC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통해 치료 접근성도 개선했다.
허셉틴SC는 고정용량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허셉틴IV처럼 체중에 따른 비용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쉽게말해 체중 50kg을 초과하는 환자가 허셉틴SC로 투여했을 때 허셉틴IV 대비 환자부담금을 20만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18주기 기준).
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약에 분류되는 허셉틴은 기존 약물 효과를 유지하되 더 발전된 형태 가치로 진화하기 위해 제형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며 "의료계 부는 '뉴트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