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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안 가요 일본', 아베 지역구 직격탄 날린다

오이타·야마구치 등 한국인 여행객 비중 60% 넘나드는 곳 있어
아베 신조 총리 지역구도 포함
유찬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과 일본 양국은 역사적·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가 무색하게 여행에서만큼은 가까웠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295만 명,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750만 명으로 합이 1,000만 명을 웃돌았다. 한국과 일본 모두 상대방을 많이 찾은 국가 순위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이 3대 한국 수출규제 품목을 발표하고, 우리 국민은 일본 불매운동을 시작하면서 여행 업계는 차갑게 식었다. 패키지, 자유여행 가릴 것 없이 절반 가량 신규 여행 상품 예약이 줄었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도 일본행 노선 조정에 나섰다.

게다가 이번달 초 오히려 일본 외무성에서 먼저 한국 '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 여행 경보 검토에 나서며 양국 여행 분위기는 아예 얼어붙었다.

하지만 서로 양국을 찾은 관광객 숫자에서 나타나듯 여행 불매로 인한 타격은 일본 측이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전체 여행객 약 3,000만 명 중 한국인의 비중은 약 25%인데,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중 일본인은 19% 정도다.

특히 외국인 여행객 중 한국인 비중이 큰 일부 현 중에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자민당 주요 인사의 지역구도 있다.

일본관광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아베 신조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 현을 찾은 여행객 중 62.8%가 한국인인다. 숙박을 하고 간 여행객 중에서는 48%가 한국인이었다.(일본정부관광국, 2017)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인 후쿠오카 현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의 방문과 숙박 비중이 56.8%, 50%로 각각 제일 높았다.

이밖에 오이타 현은 한국인의 방문과 숙박 비율이 각각 63.9%, 62%로 모든 현 중 한국인의 비중이 제일 컸고, 나가사키(45.9%·34%)와 구마모토(38%·30%) 현도 한국인이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지역구인 와카야마는 한국인 숙박 비중기 7%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들 지역은 후쿠오카(500만 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구 150만 명 내외 작은 현으로, 역내 산업에서 관광 등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일본 정부 통계 포털사이트(e-Stat)를 보면 야마구치 현의 민영 부문 부가가치 창출액 중 숙박업과 음식, 생활관련 서비스업 등 여행 관련 부문이 약 11%를 차지했다.

후쿠오카는 현내 부가가치 창출액 중 여행관련 부문이 약 13%, 나가사키와 구마모토는 약 14%, 오이타는 약 13%를 차지했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길어질수록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보다 이들 중소 도시자 실제 경제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베 신조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가 속한 현에서도 일본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공산이 있다.

한편 이번 한·일 무역 갈등이 정부 차원에서 수출 규제를 풀고 이전 상태로 돌아가더라도 감정적 요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후쿠오카와 오이타 등이 속한 규슈 지역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한국 항공사를 직접 찾아 일본 노선 유지를 호소하고 나서는 등 중앙 정부와는 반대 목소리를 내며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헌법 개정을 원하는 아베 총리가 대외적 이슈를 부각해 일본 내 결속을 다지려던 것이 진짜 이번 한·일 무역 갈등의 원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아베 총리는 미처 생각지 못한 내부 잡음도 신경써야 할 처지가 됐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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