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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코인 공시 '쟁글' 불참 업비트, 프로젝트 공시 살펴보니 '아웃링크 게시판'?

프로젝트 원할 시 게재, 악재성 정보도 공시될 수 있을까
두나무앤파트너스 투자 코인도 있어 '이해상충' 문제 존재
김예람 기자

최근 암호화폐 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공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가 더 이상 '짜고 치는 고스톱' 취급을 받지 말자는 업계 내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ICO 등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자금으로 프로젝트 개발을 어떻게 하고 있고, 팀 구성은 어떻게 발전했고, 재무구조나 토큰 및 지갑 관리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투명하고 공정하게 알리자는 일종의 무브먼트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미성숙한 단계에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 공시 플랫폼 '쟁글'…코인시장 성숙단계 접어들까

특히 크로스앵글이 "블록체인계의 글로벌 표준 공시 플랫폼을 만들겠다"면서 개발한 공시 플랫폼 '쟁글'에는 Beta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4개월 만에 150여개의 프로젝트가 참여했습니다. 또 국내 대부분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쟁글을 활용할 것을 밝히고 있죠. 국내에서는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CPDAX, 한빗코, 비트소닉, 지닥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일본의 대형 거래소들을 포함한 글로벌 거래소들도 협약을 맺으며 해외 암호화폐업계에도 '공시'라는 분야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쟁글 공시에 참여한 프로젝트들은 프로젝트의 법인 기본 정보, 토큰 정보, 경영진, 사업 현황 및 계획 달성, 재무현황, 기술정보, 법률정보 등 약 60여개가 넘는 공시 기준에 맞게 변동 상황을 게재해야 합니다. 호재이든 악재이든 말이죠. 그래야 투자자들이 호재든 악재든 플랫폼에 올라온 공시를 기준으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공시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프로젝트는 쟁글 플랫폼 뿐 아니라, 각 거래소들의 운영 정책에도 반영돼 인센티브와 패널티 등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1달간 쟁글을 찾아온 프로젝트는 60~70여개에 달합니다. 공시하는 프로젝트라는 신뢰성 측면과 거래소 등에서 주어지는 인센티브 및 패널티 등을 고려해, 그간 번거롭게 생각했던 공시 메리트를 느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코인을 상장한 업비트는 일종의 코인 공시 연합에서 나홀로 불참하면서 스스로 공시 정보를 관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쟁글 서비스는 주식시장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처럼 법규상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는 거래소들의 선택 사항입니다.

◇ "스스로 공시 관리하겠다"는 업비트…'아웃링크 게시판'?

스스로 공시 관리를 하겠다는 업비트의 공시란을 살펴봤습니다. 현재 초창기 시점에서는 아웃링크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업비트 '프로젝트 공시'

지난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3개월동안 약 20여개의 프로젝트가 63개의 주요 공시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대부분 파트너십 및 제휴 체결, 투자유치 등 호재성 내용들이었고, 이외 토큰 배분 종료, 에어드랍 미수령 수량 고각, 토큰 언락 물량 조정 등 코인 운영 관련 정책에 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우선 명확한 공시 기준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기준에 따라 호재 뿐 아니라 악재가 발생해도 공시를 해야 하는 것이 '공시'의 의미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요원해 보였습니다. 수많은 뉴스 및 큐레이팅 플랫폼과 유사해, 공시의 목적에 업비트의 현재 공시가 얼마나 부합하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업비트 측에서는 공시 대상 정보를 △대량 보유 지분 변동 △암호화폐 자산의 구조적 변동 △핵심 인력 변동 등 재무 및 지배구조 관련 정보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주요 마일스톤 달성 등 영업 및 사업 진행 관련 정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재성 공시는 게시판에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코인 프로젝트가 '원할 경우' 관련 내용을 올리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해당 암호화폐 프로젝트 측의 요청이 있을 때 대외 공지에 대한 링크를 제공한다"며 "다른 주요 내용 등은 암호화폐가 제공하는 홈페이지, 백서 및 커뮤니티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시란, 정해진 틀과 기준 아래 호재와 악재를 가리지 않고 정보를 공개해 투자자들이 이를 빠르게 판단, 투자에 참고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시장의 인식입니다. 코인 시장은 이같은 기존 자본시장의 모습을 따라가고 있는 추세인 것이고요.

◇ 두나무앤파트너스 투자 코인도 업비트 상장 및 공시…투명할 수 있을까?

이해상충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코인프로젝트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업비트(두나무)는 코인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특정 회사에 지분 투자를 했으면서 공시 정보를 내보내고, 매매 서비스까지 하는 셈입니다.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티티씨(TTC)와 루나(LUNA) 코인은 현재 업비트에 상장해 있습니다.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공시가 실제 업비트의 공시 게시판에 총 3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파트너십 체결, 프로토콜 오픈 테스트, 락업기간 부분 연장 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특정 증권사가 투자한 상장사에 대한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간 시, 증권사가 투자한 상장사임을 해당 리포트에 명기합니다. 이는 의무사항으로, 투자자들이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고 리포트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인 리포트마저도 이해관계 작용 시 이 같은 룰이 존재하는데, 객관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공시에서 이해상충은 더 조심해야겠죠.

업비트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는 시선과 달리, 실제 운영 상 업비트와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완전히 다른 회사"라며 "이같은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두나무앤파트너스 보유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공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비트 측도 초창기인 만큼 정보 공시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 정도의 정보 자체도 투자자가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공시 목적인 정보 불균형 해소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예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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