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절벽 부딪힌 글로벌 車 시장…상반기 판매 5.6% 감소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이 5.6% 감소했다. 지난해 전 세계 승용차 판매가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이후 연이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간한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주요 7개 자동차 시장의 승용차 판매는 총 3117만3000대로 집계됐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상반기 판매량이 11%나 감소한 1048만7000대에 그쳤다. 미국도 1.9% 줄어든 841만3000대, EU도 3.1% 떨어진 818만4000대가 팔렸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새로운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았던 인도의 판매량도 10.5% 감소한 155만7000대에 머무르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판매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국적별로는 미국계와 유럽계의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각각 6.0%, 4.1% 감소했다. 한국계와 일본계는 각각 3.1%, 1.5% 줄었고, 중국계는 16.9%나 판매가 감소하면서 자국 시장 수요 감소를 웃도는 부진을 기록했다.

한국계 브랜드는 미국(3.1%)·브라질(8.2%)·러시아(0.9%) 등에서 판매를 늘리며 선전했지만 중국시장의 부진(-14.7%)으로 전체 시장에선 3.1% 판매가 줄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들자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과잉 설비와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상황이다. 또 각국은 자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보호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 세금 감면 물량 40만대 추가 법안을 발의했고 환경청은 승용차 연비 규제 기준 동결안의 수정 방침을 공개했다. 인도 정부는 2021년부터 202년부터 전기차에 총 14억4000만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한국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최대 60억 유로, 한화 약 8조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업계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하반기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 증가와 불투명성 확대에 직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 개발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해 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승교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