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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車보험' 이중폭탄..가시밭길 걷는 보험사들

올 상반기 국내 빅3 손보사 당기순이익 30%이상 급감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동반 악화..보험료 인상 카드 만지작
생보사, 저금리 장기화에 역마진 확대 우려
김이슬 기자


올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급감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동반 급락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생명보험사들은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보사들의 상반기 순익은 줄줄이 급감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거둔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22% 낮아진 수치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각각 36.1%, 31.3% 떨어졌고, KB손해보험도 11.6% 감소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이 3.1% 늘면서 유일하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손해율이 악화되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3%대까지 낮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손보사들의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자동차보험·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는 자동차와 실손보험의 경우 정부가 무언의 가격 통제에 나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올 상반기 기준 5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87% 수준에 달한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77~78% 수준으로 본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치솟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포인트 증가했다. 실손보험 판매에 따른 영업적자는 상반기 1조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3% 늘어났다.

통원 의료비 담보 손해율은 157.7%로 지난해보다 11.2% 포인트 올랐고, 입원 의료비 담보 손해율도 110.5%로 6.6% 포인트 상승했다.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국내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 총액은 지난 2분기 2조2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1% 증가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 시행 영향으로 의료 이용량이 늘어났고, 기존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되면서 그 외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보고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손보험 할증 제도 도입도 논의 대상이다. 영국 등 해외 사례처럼 청구 횟수와 금액이 클수록 보험료를 올려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제도의 지속성을 제고하는 한편 손보사들의 실적 악화도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다.

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높은 상품 판매 중단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외국계 보험사를 필두로 실손보험 판매 중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화재 경우와 마찬가지로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판매를 줄이고 장기인 보험에 집중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생명보험업계, 장기화 된 저금리 기조 속 역마진 우려 확대

생보사들은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시장환경 악화로 고전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줄었지만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9% 가량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16조4872억원으로 2.5% 줄었고, 영업이익은 9696억원으로 51.3% 급감했다.

교보생명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를 보였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4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보험료 수익이 늘고 자산운용 부문에서 채권매각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소 생보사인 신한생명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80억원으로 11.4% 늘었고, 동양생명도 742억원으로 3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화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9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61.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16.82% 감소한 439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오렌지라이프도 상반기 당기순이익 14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9% 줄었고, NH농협생명도 121억원으로 75.8% 떨어졌다.

생보사들은 하반기 금리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예고하고 있어서 시장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운용해 투자수익을 얻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률이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하락기에 접어든 생보사들은 역마진 확대를 상쇄해야 하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며 "투자자산 매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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