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분석] ④증시 출렁여도 신용공여 이자수익 '탄탄'
상반기 신용거래융자·증권담보대출 등 총 8415억…역대최대 작년比 3% 감소 그쳐미래에셋대우 1343억 '톱', 키움證 자본력 대비 수익성 최대
전병윤 기자
지난해 증권업계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던 신용거래융자 등을 통한 이자 수익이 올 들어 다소 주춤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체 50개 증권회사(12월 결산법인 기준)의 신용거래융자·예탁증권담보대출·증권매입자금대출 등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총 8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이자 수익 8741억원보다 3.7%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2017년 상반기(6311억원)에 비해선 여전히 수익 규모가 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증권사는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주식 매입 목적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거둔다. 지난해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는 등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자 열풍이 불며 이자 수익이 빠르게 불었다.
지난해 10월 말 주식시장 폭락과 올 상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업계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월 말 9조 4788억원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5월 말 12조 4985억원보다 3조원 가량 줄었으나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18조 7599억원으로 지난해 5월 말 18조 6910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주식 관련 대출시장이 증시 조정과 달리 예상보다 급랭하지 않은 셈이다.
견조한 이자 수익 증가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여력이 커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등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클수록 대출 여력이 확대돼 이자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 자본력이 큰 대형 증권사일수록 이자 수익이 큰 경향을 보인다. 자기자본 8조 3223억원(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업계 최대 규모인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1343억원의 이자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1431억원)에 비해 6.1%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소매영업)시장 최강자인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855억원의 이자 수익을 달성해 전체 2위를 기록했다. 탄탄한 고객군을 기반으로 한 고금리 전략이 높은 수익성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NH투자증권(844억원) 한국투자증권(837억원) 삼성증권(823억원) KB증권(768억원)이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투자은행)'다.
한 증권사 리테일 부서 관계자는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잔액이 최대 한도인 자기자본의 100%에 육박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업이긴 하지만 사실상 무위험 수익이란 점에서 자본력 확충을 통해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