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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아진 '전문투자자'…정작 거액자산가는 등록 '떨떠름'

시장 초기 혜택 불분명, 정보 노출 막연한 우려
증권사 맞춤형 상품·서비스 출시 후 증가할 듯

머니투데이방송 전병윤 기자byjeon@mtn.co.kr2019/08/24 09:30

"별다른 혜택도 없는데 개인 정보만 노출되는 같아서요."

거액 자산가인 A씨 수십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전문투자자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건도 완화해 진입 문턱을 낮춰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떨떠름하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 완화를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기간을 거쳐 공포 후 3개월 이후인 오는 1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전문투자자 요건이 금융투자상품 잔액 5억원 이상에서 월말 평균잔액 5000만원 이상으로, 직전연도 소득액 1억원 또는 총 자산 10억원 이상에서 직전연도 소득액 1억원(부부합산시 1억5000만원) 또는 순자산 5억원(거주 주택 제외, 부부합산 가능) 이상으로 완화된다.

또 국가 공인자격증 보유자(회계사, 변호사, 변리사 등), 금융투자업 직무 종사자, 전문자격증(투자권유자문, 투자운용, 금투상품분석) 보유자인 경우 전문투자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 PB점

인정 절차도 금융투자협회에 별도 등록하던 방식에서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가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을 심사하는 것으로 바뀐다. 선진국 기준으로 완화한 것으로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기준 1950명인 개인 전문투자자가 앞으로 37만~39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기대와 달리 현장의 체감은 아직 미온적이다. 우선 개인 전문투자자로 등록할 경우 얻게 될 혜택이 불분명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한 개인투자자는 "세제적인 측면에서 혜택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부로 와닿는 메리트가 없다"며 "일부 투자자는 자산이 외부로 드러날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최근 불거진 'DLS(파생결합증권) 사태'도 전문투자자 등록을 머뭇거리게 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권이 소수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와 연계해 연 4%대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던 DLS(파생결합증권)가 예상과 달리 큰 폭의 원금 손실을 입었다. 사실상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고위험의 파생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하다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새 벌어진 DLS 사태는 대부분 일부 은행에서 소수 자산가를 대상으로 판매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오히려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고객이 늘어나면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고 투자자의 성숙도도 높아져 지금처럼 불완전 판매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처음엔 전문투자자 등록이 더디겠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상품이 나오면서 등록수가 급증할 것"이라며 "각 증권사 책임 아래 인증을 해주기 때문에 향후 민원 발생 여지가 있는 고객을 자체적으로 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향후 리테일(소매) 시장 변화에 따른 신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은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에 따른 CFD(차익결제거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관련 서비스를 오픈하고 세미나를 열었다.

CFD거래란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갖춰야 매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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