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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혐한 이모티콘' 파문..."일본에서 라인 불매운동 일어나지 않는 이유"

일본인들에게 현지 토착 서비스로 인식되는 라인
서정근 기자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판매한 모바일 메신저용 이모티콘 상품 중 일부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아, 파문이 일고 있다.

개인 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라인이 검수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판매하다 문제가 된 사례다. 일본인들이 라인을 자국 기업으로, 라인 메신저를 자국 서비스로 인식했기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와 라인 입장에선 서비스 운영과 브랜드 형성에 있어서 '완벽한 현지화'에 성공한 셈인데, 한-일 양국간 갈등이 격화된 후 일본 현지에서 라인 불매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지난 28일부터 이모티콘 상품 '미스터문의 도장(Stamp of Mr.Moon)'을 판매하다 한국 네티즌의 신고를 받고 이를 삭제했다.


해당 이모티콘은 '미네오 마인(Mineo Mine)'이라는 작가가 등록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본딴 캐리커처 형태다. 문 대통령의 모습이 머리가 헝클어지고 눈동자가 돌아간 채 콧물과 침을 흘리는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누가봐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의미로 보여질 만 하다.



이모티콘에 삽입된 문구도 '감사합니다 문짱입니다', '저는 제정신입니다' 등 문 대통령 개인을 비꼬거나 '파기(破棄)', '약속? 뭐야 그게(約束? なにそれ)' 등 최근 한일 간의 갈등을 담은 키워드가 담겨 있다.

작가의 국적 등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라인의 한국 내 운영사인 라인플러스는 "일반 사용자가 제작한 것인데, 내부 검수 가이드라인에 따라 스티커를 심사했으나 심사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미스터문의 도장'외에도 "한국인" 이름/변태적 성향("KANKOKUJIN" Name/Featuring Hentai)이라는 이름의 이모티콘이 유통됐는데, 해당 이모티콘은 잠든 고양이를 지켜보거나, 침대 아래 숨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면서 '한국인'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 이모티콘은 얼굴을 빼꼼 내민 고양이 형상을 묘사하며 "한국인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화장실 칸막이로 보이는 파티션 위에서 얼굴을 내밀고 지켜보는 고양이, 바바리맨을 형상화한 고양이를 '한국인'이라고 적시하고 있는 모습도 있다.


판매자(4A-Studio)는 일본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로 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모티콘도 라인스토어에서 삭제된 상태다.


라인은 2011년 NHN재팬(라인 코퍼레이션의 전신)이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메신저다. 도호쿠 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이 휴대폰 소셜 서비스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 경우가 많았던 것에 착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일본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했던 네이버는 라인의 성공으로 전환점을 열었고, 모바일 시장 경쟁에서 카카오를 앞서나가게 됐다. 전 세계 라인 가입자 수는 1억7000만명에 육박하는데, 이중 일본인 실사용자가 80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가지는 위상과 비슷하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성공했던 시기와 배경의 특수성, 현지에서 누리는 압도적인 점유율 탓에 자연스럽게 국민 서비스로 자리잡았다"며 "한국인들이 한 때 PC 플랫폼에서 MSN 메신저를 '국적'과 무관하게 보편적 서비스로 사용했다면 지금 일본인들은 라인을 사실상 토착 서비스로 인식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수없이 많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혐한 콘텐츠를 가려내지 못한 라인의 책임을 과중하게 묻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인 메신저 이용층의 주력이 일본인인점, 최근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 이같은 '해프닝'을 낳았다는 평가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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