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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수소 연료전지 전문회사 만든 포스코…시장은 오히려 '철수 수순' 해석?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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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 제조업체인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을 분리해 연료전지 전문회사 한국퓨얼셀을 설립했습니다.전문성과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정작 시장에서는 연료전지 사업을 접으려는 수순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권순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부를 분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연료전지사업부를 분할해 연료전지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연료전지사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함으로써 경영 효율성 제고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발전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에서 연료전지 제조업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사실 포스코에 있어 연료전지 사업은 계륵 같은 존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7년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선도적인 시점입니다.

시장이 성숙하지 못하다보니 연료전지 사업부는 만성 적자 상태입니다. 한해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고 누적적자가 6천억원이 넘습니다.

포스코는 연료전지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었는데, 정부가 수소 경제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보니 정부 정책에 역행하기도 난처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연료전지 사업을 떼어 낸다고 하니 정말 전문성을 키워 사업을 재개하려는 건지, 정리하려는 수순의 일환인지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 그렇게 적자가 심하게 난거지요?

기자>
연료전지는 천연가스를 넣으면 전기가 나오는 일종의 발전기입니다. 태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효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연료전지 자체가 꽤 비쌉니다. 포스코는 연료전지를 발전 사업자에게 팔면서 5년 안에 문제가 생기면 교체를 해주는 장기서비스 계약(LTSA)를 맺었는데요. 일종의 하자 보수 계약입니다.

그런데 연료전지의 내구성이 떨어지다보니 보증기간인 5년 안에 계속 망가졌고 이를 다시 설치해주는 과정에서 손실이 많이 났습니다.

5년이 지나고 다시 하자 보수 장기 서비스 계약을 맺어야 하는 시점이 됐는데, 포스코에너지는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최근 서비스 가격을 두배로 올렸습니다.

최근 경기그린에너지와 재계약을 했는데요. 5년 기준 890억원이었던 서비스 비용을 1565억원으로 600억원 넘게 대폭 올렸습니다.

앵커>
포스코로선 서비스 가격을 대폭 높였으면 적자가 줄어들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계약 금액을 올려서 적자를 개선할 수 있는 기본 구조를 만들어 졌습니다.

또 처음 설치된 연료전지는 망가지고 했지만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면서 내구성이 대폭 개선이 됐습니다.

처음 연료전지를 설치한 경기그린에너지는 2,3년 만에 망가졌지만 2016년에 설치된 노을그린에너지는 아직까지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망가지지 않으면 새로 설치를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연료전지 발전소 관계자는 “처음 연료전지 발전을 할 때보다 가동률은 살짝 낮춘 것만으로 내구성 및 효율이 훨씬 향상됐다”며 “발전소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연료전지 분야를 분리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자회사를 설립해 전문적으로 해보겠다는 건데 왜 시장의 반응이 싸늘한 거죠?

기자>
포스코는 연료전지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기술직, 생산직 인력을 대폭 감축하며 정리 수순을 밟고 있었습니다.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려면 최소한 인력이라도 다시 충원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연료전지업계 관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다시 한다고 한다면 인력 충원을 하고 공장을 가동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할 텐데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신규 입찰에 참여하며 실제 사업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의심을 하면서 포스코가 선도 기업으로서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주문을 동시에 갖고 있는 거죠?

기자>
포스코에너지는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를 선도적으로 만든 기업입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이 높은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산퓨얼셀, 미국의 블룸에너지도 발전용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지만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를 선호하는 발전 사업자들이 많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안정화가 돼서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연료전지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연료전지 사업을 지속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포스코에너지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2년 1GW, 204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을 8GW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연료전지 발전 규모를 늘리려면 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는 두산퓨얼셀과 포스코에너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포스코에너지는 절반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연료전지 사업을 포기하면 두산퓨얼셀 밖에 없는데, 두산퓨얼셀의 생산 능력은 정부의 계획대로 이행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블룸에너지 등 외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대 90%까지 외국산 제품이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 산업은 정부가 친환경 발전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포스코에너지가 손을 떼면 정부의 보조금을 외국 기업 매출 올려주는데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연료전지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확실하게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장의 관측은 포스코가 기존 계약만 유지를 하며 서서히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겁니다.

그럴 바에야 적극적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하겠다는 주체에게 매각을 하는 것이 수소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연료전지 사업을 포스코에너지에서 분사된 한국퓨얼셀이 혼자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압니다.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수소 산업이 탄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하면 한다, 안하면 안한다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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