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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사고 매뉴얼'에 불꺼진 KTX 열차내 갇혔던 승객들

감사원, 국토부·코레일·철도공단 등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 발표

머니투데이방송 김현이 기자aoa@mtn.co.kr2019/09/10 14:46

KTX 열차가 충북 청주시 오송역에서 단전사고로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해 상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선로에 진주발 서울행 KTX 열차가 멈춰 서 있다. 2018.11.20/뉴스1

지난해 11월 선로 한 가운데서 단전사고가 발생해 700여명의 승객이 KTX 열차 안에 3시간 넘게 갇혀있어야 했던 오송역 단전사고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은 열차 운행 기관인 코레일의 사고 대응 매뉴얼이 부실한 탓이란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10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국토교통부·한국철도시설공단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철도안전 관리실태' 감사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38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오송역 KTX 단선 사고에 이어 지난해 11월 한 달동안에만 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국토부·코레일 등이 안전관리 적정성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라 시행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오송역 사고 당시 코레일은 사고발생 직후 전차선이 끊어진 것을 통보받고 관련 규정과 과거 사례에 비춰 복구에 2시간이 소요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객 대피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잘못 내리면서 703명의 승객이 불 꺼진 열차 안에서 3시간20분씩 갇혀 있는 불편이 초래됐다.

특히 코레일의 사고 비상대응 계획은 구체적 내용이 부실해 실효성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철도안전관리체계 기술기준에 따라 열차 충돌·탈선·장시간 정차 사고 등 비상대응계획을 수립·운용하고 있지만, 사고 종류 7가지를 총 8가지로 분류해 각 분류별 대표적 사고형태 1가지만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예를 들어 '장시간 정차사고'란 사고 종류에는 △차량고장 및 장애 △시설고장 및 장애 △전기고장 및 장애 등 3가지 사고 형태가 있지만, 코레일은 '차량고장 및 장애'에 대해서만 시나리오를 작성해놓은 것이다. 이마저도 부서별·시간대별 구체적 대응 내용과 조치절차 등이 없었다.

또 △인적분야 △철도차량 정비 △철도시설 관리 등의 분야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인적 관리 분야에서는 △관제업무 수행 부적정 △로컬관제원 관제업무 수행 부적정 △열차 운전실 내 CCTV 설치규정 개정 부적정 등의 지적 사항이 나왔다.

특히 코레일은 차량 고장 등으로 열차(KTX)가 10분 이상 지연되는 경우 국토부에 보고해야 하는데도 이를 회피하고,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정시율(16분 이상 지연 시 감점)을 높이기 위해 지연시간과 사유를 임의로 변경하도록 관제를 지시한 정황이 적발됐다.

이외에도 기관사의 혈중알콜농도를 0.01%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나 음주관리를 수기로 기록하고 있어 허위 작성하더라도 사후 검증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음주운전 단속에 기관사 5명이 적발됐는데, 이들을 적발한 다음날 열차 운행 전 측정 혈중 알코올농도는 0%로 기재된 사례도 나타났다. 위드마크공식으로 추정한 이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기준치인 0.01%를 초과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로 등 철도시설 분야에서는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철도시설 건설은 철도시설공단이 대행하고, 건설 완료된 시설은 코레일이 인수해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공단과 공사는 서로 관련 규정 미비, 하자 등을 사유로 철도시설 인수인계를 지연시키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에서도 두 기관은 철도시설물의 인수인계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사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철도시설의 하자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철도공단은 코레일이 지난 4월 기준 궤도 침하 등 34건의 하자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수 요청을 했으나, 최대 8년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중앙선 제천~도담간 복선전철 대량1터널에서 궤도틀림 하자가 발생해 코레일은 공단에 2016년 6월 이후 6차례 시정조치를 요청했지만, 철도시설공단은 2018년 10월에서야 시공업체에 독촉공문을 발송했고 이번 감사 기간에 시공업체로부터 하자보수계획서를 제출받았다.

이외에도 △고속차량 유지보수 및 기록 부적정 △주요 부품의 분해정비주기 미준수 △철도차량 부품 재고관리 부적정 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 코레일 사장,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대책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국토부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수용하며 지적 사항을 조속히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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