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LG화학-SK이노 CEO 회동했지만 성과 없어…"입장차 재확인"
"양측 입장 확인하는데 그쳤지만 대화 물꼬 텄다는 데 의미 있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CEO)가 '배터리 전쟁'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만났지만 성과 없이 헤어졌다.
16일 양사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단 둘이 회동했다. 지난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첫 소송을 제기한 뒤 141일만이다.
양사 CEO의 만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선했으며 다만 정부 관계자가 회동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사는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관계자는 "서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두고 4월 29일부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부터 전지사업본부 직원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핵심 기술 등 영업 비밀이 유출됐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고 6월 LG화학을 상대로 국내법원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한 부분이 있다며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LG화학 역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 침해 부분을 추가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는데 한 번의 만남으로 성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몇 차례 더 만남을 통해 갈등을 풀어가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