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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원플러스원' 웨이브, 플러스 알파는 없어...토종 OTT 힘겨운 초반 행보

서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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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토종 OTT 웨이브가 출범한 지 일주일을 맞았습니다. 초반 화제몰이에 성공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글로벌 OTT들의 공습과 이에 맞서는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어떤 양상일지 정보과학부 서정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Q1: 서 기자, 웨이브 출범 첫 날 접속자가 몰려 서비스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요, 그런데 마냥 호평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요.

A: 안드로이드폰 앱마켓 구글플레이에서 웨이브 앱을 다운로드한 이용자들의 수가 현재 500만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3점입니다. 넷플릭스의 평점 4.5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죠. 애플 앱스토어 소비자 평점은 1점대 초반으로, 평점테러 수준입니다.

Q2: '한국판 넷플릭스'로 기대를 모았는데, 초반 평가가 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통합해서 막 출범했으니까,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신규 콘텐츠가 있을줄 알았는데, 아예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거 같습니다.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이 제공하던 실시간 채널 방송, VOD, 영화 콘텐츠 풀을 그냥 합쳐놓은 상태로 출발했습니다.

옥수수와 푹을 통해 볼 수 있던 JTBC 계열 채널 라이브 방송과 TVN 콘텐츠는 웨이브에선 빠졌구요, 옥수수 이용자 중 SK텔레콤 가입자가 가족결합이나 LTE 고가요금제를 쓸 경우, SK브로드밴드 상품 이용자일 경우 제공됐던 VOD 다시보기나 무료 영화 등 혜택도 사라졌습니다.

1+1에 플러스 알파가 있을 줄 알았더니 알파는 없고, 예기치 않게 빠진 것도 있는 것이죠. 콘텐츠 더하기만 있는 줄 알았더니 빼기도 있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거 같습니다.

Q3: 서 기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판 넷플릭스'로 기대했는데 실상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말로 들리네요.

A: 사실 '한국판 넷플릭스'로 표현하는 것도 어색하고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표현해도 체급이 안 맞다고 보는게 냉정한 평가죠.

통합 이전 푹의 연간 영업이익이 13억원 정도인데, 넷플릭스 연간 이익규모를 우리 화폐로 환산하면 1조원에 육박합니다. 한 때 미국 내 프라임타임의 인터넷 트래픽 1/3을 넷플릭스가 차지한다고 CNN이 보도한적이 있죠.

이 회사 시가총액이 154조원에 달하는데, 한국경제의 30%를 차지한다는 삼성전자 시가총액 절반에 육박합니다. 전 세계 미디어 엔터 그룹 중 넷플릭스보다 시가총액이 큰 곳은 디즈니 하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매출이 12조원인데 영업이익이 1조원이라는 건 그만큼 콘텐츠 확보에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죠. 맞서 싸우라고 하는 거 자체가 미안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Q4: 그러면 더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서 론칭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웨이브도 콘텐츠 수급에 3000억원 정도를 투입한다면서요.우선 콘텐츠를 갖추는게 먼저 아니었을까요?

A: 그렇게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는데, 아마 넷플릭스만 있었다면 웨이브도 적어도 독점 콘텐츠 한 편은 갖추고 시작했을텐데, 11월에 디즈니 플러스가 론칭하고, 내년에는 한국에 상륙할 것을 감안하면 더 기다리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Q5: 웨이브가 겪는 어려움은 CJ ENM과 JTBC가 설립할 합작OTT도 고스란히 겪게 되는 것 아닐까요.

A: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JTBC는 제이콘텐트리라는 콘텐츠 기업을 품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비하면 제이콘텐트리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편인데, 이 회사의 드라마하우스 사업부는 스카이캐슬 등 인기 드라마를 배출한 바 있습니다.

CJ- JTBC 연합 OTT가 독점 콘텐츠 자체 수급에선 한발 더 앞서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Q6: JTBC 계열과 TVN이 웨이브에서 빠졌다면 CJ ENM과 JTBC의 합작 OTT에서 지상파 콘텐츠가 빠질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A: 아직 속단하긴 어려운데요. 웨이브 출범을 앞두고 공정위가 결합심사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들에게 공급하던 지상파 콘텐츠를 이유없이 해지해선 안되며 다른 OTT 사업자들에게 합리적이고 차별없는 조건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조건을 단 바 있습니다. 앞으로 1년은 그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다만, 1년이 지난 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공정위가 내건 이같은 '제약'을 시정해달라고 웨이브가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령, "CJ가 우리에게 콘텐츠를 안주는데, 우리도 지상파 안줄래요"라고 주장할수도 있겠죠.

Q7: 통합 OTT 출범은 개별 플레이 하다간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글로벌 공룡들에게 안방을 다 내준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는데요. 서 기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짝짓기는 했지만 각 진영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독점하려 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 콘텐츠가 통합이 아닌 분열, 각개전투를 할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A: 그렇게 우려할만한 측면도 있습니다. 토종 업체들간 이합집산이 이뤄졌는데, 이들 그룹은 치열하게 경쟁할테구요. 이제 곧 유플러스와 독점계약이 끝나는 넷플릭스를 두고 KT나 유플러스가 또 경쟁을 할테구요. 디즈니와 손잡고 싶은 이통사들이 또 나오겠죠.

국내 업체들이 서로 합쳐 몸집을 키워 대항하기 보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공룡들에게 안방을 상당부분 잠식당하고 우리 업체들끼리 남은 파이를 두고 소모적인 경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네, 통합 OTT 출범은 글로벌 사업자들로부터 적어도 국내 시장은 지키고, 이들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한류의 영향권인 동남아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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