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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옥석은 가려졌다"...넥슨 개발 프로젝트 리뷰 2주만에 종료

10월 중순 경 생존 프로젝트 윤곽 드러날 전망
서정근 기자

넥슨코리아 경영진과 허민 고문이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한 리뷰가 약 2주만에 종료됐습니다.

신규 개발 7개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20여종과 라이브 본부에서 만들고 있는 모든 신작들이 리뷰 대상에 포함됐는데, '브이포' 막바지 개발에 여념이 없는 넷게임즈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옥석을 가린 후 늦어도 10월 중순 경에는 일부 프로젝트의 개발 종료가 확정될 전망입니다. 리뷰에 앞서 수장들이 퇴사한 일부 신규 개발 스튜디오는 폐쇄되거나 라이브 본부로 통합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정헌 대표는 규모가 큰 대형 MMORPG와 넥슨 자체 IP(지식재산권)를 접목한 미드코어 게임 중심으로 개발 진용을 꾸리는 것을 희망해 왔는데, 허민 고문과 어떠한 방향으로 조율을 마쳤는지 관심사입니다.

프로젝트 리뷰가 '대규모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리뷰에 참여한 각 스튜디오들이 심사단으로부터 받은 '체감'으로는 이같은 우려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평입니다.



2일 넥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카트라이더2'와 '테일즈위버M'의 리뷰를 시작으로 진행한 심사일정이 지난달 30일로 종료됐습니다.

각 프로젝트 디렉터들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심사단과 관련한 문답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됐는데, 각 프로젝트 당 한 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사단에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강대현 부사장 등 최근 넥슨코리아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등기임원들이 참여했습니다. 허민 위메프 사장과 이홍우 이사도 리뷰에 참여, 심사장을 찾은 넥슨 개발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입니다.

심사단 구성이 '넥슨코리아 등기임원진+ 허민 고문'으로 정해진 탓에 김현 부사장 등 사업파트 임원들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당초 리뷰 돌입을 앞두고 데브캣스튜디오와 왓스튜디오, 원스튜디오 등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향방에 눈길이 쏠린 바 있습니다.

데브캣스튜디오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마비노기 모바일' 외의 데브캣 프로젝트들은 '인력집약, 대형화'를 선호하는 이정헌 대표의 선호도와 맞지 않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한 소식통은 "리뷰가 진행되기 전에 데브캣스튜디오에서 '마비노기 모바일'을 제외한 중소규모 프로젝트는 잠시 개발을 멈추고 '마비노기 모바일'에 우선 인력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50명 가량이던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인력들이 크게 늘어나 있는 상태"라며 "이정헌 대표의 요청을 우선 김동건 대표가 수용했기에 이같은 인력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역점 프로젝트인 '마비노기 모바일'에 역량을 모으기로 한 상황인데, 출시된 '이후'의 로드맵을 경영진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파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프리젠테이션에 나선 데브캣 스튜디오 디렉터들과 심사단들은 제법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는 후문입니다.

왓스튜디오는 이은석 대표를 중심으로 '듀랑고' 라이브 서비스와 '마비노기 영웅전 모바일'을 제작중입니다. '듀랑고'는 작품성과 인지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프로젝트 종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받아왔습니다. '듀랑고'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는 인력은 90여명 가까이 인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에 하나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 결정이 이뤄질 경우,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마비노기 영웅전 모바일' 개발팀이 관련 인력을 다 흡수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희재 대표가 이끌던 원스튜디오는 '진 삼국무쌍 8 모바일'과 '파이널 판타지11 모바일'이 주력게임입니다. 두 게임 모두 유명 게임 원작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대형 모바일 MMORPG로, 개발만 순탄하게 이뤄진다면 이정헌 대표의 '취향저격' 프로젝트가 될 만 합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개발 리뷰가 프로젝트별 옥석을 가리고, 이를 토대로 일정 부분 인력 감축까지 꾀하는 목적이라면 인력수가 많은 스튜디오들이 우선 타깃이 될 법한데 이 스튜디오들이 나름 유망 신작들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로 리뷰의 목적이 그러하다 해도) 감축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동건 대표의 경우 사내 개발자 중 가장 입사연차가 빠르고 스튜디오 장악 카리스마도 강력하다는 평입니다. 오너 김정주 회장의 신임도 깊습니다.

리뷰 결과 여하에 따라 데브캣스튜디오와 왓스튜디오의 통합 가능성도 있다는 평입니다. 원래 두 스튜디오가 한 뿌리였던 때문이지요. 두 스튜디오 장들이 절친한 친구이지만 경쟁자의 입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으는 대목입니다.

원스튜디오의 빅2 프로젝트 중 상대적으로 '진 삼국무쌍 8 모바일'이 허들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인데, 이 스튜디오는 불리언게임즈와 함께 라이브 개발본부로 편입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입니다.

인력이 가장 많은 스튜디오에 '깐깐한' 잣대가 들이대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는데, 넷게임즈를 제외하면 최다인력(약 300명)을 보유한 넥슨레드는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리뷰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게임업계는 넥슨 개발 프로젝트 리뷰가 대규모 인력감원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개발 리뷰에 참여했던 적지 않은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심사단이 각 프로젝트들을 일괄 정리대상으로 규정하고. 흠결을 찾기 위해 도마에 올려두고 재단한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는 것이지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한 이정헌 대표의 약속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분위기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속단'은 금물입니다. 입사면접에서 분위기 좋고 질문 많이 받는다고 꼭 합격하고, 까칠한 질문 받는다고 다 불합격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정헌 대표는 추석 직후 일괄리뷰를 단행하기 전에, 이미 개별 프로젝트들을 정기적으로 리뷰하며 내심 판단을 이미 마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민 고문도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개발과 사업의 주요 포스트들을 만나온 만큼 개별 게임의 강약점에 대한 파악을 리뷰 이전에 마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리뷰는 새롭게 선임된 등기임원진과 허민 고문이 다 함께 참여한 가운데 '공유'와 '확인'을 거치는 '통과의례'의 성격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넥슨의 개발 자산에 대한 이정헌 대표의 우선 선호도는 넷게임즈의 'V4'를 원탑의 반열에 두고, 김대훤 대표가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넥슨레드의 신규 MMORPG, 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 원스튜디오의 '진삼국무쌍8 모바일' 등을 다음 순서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넥슨지티의 신작 슈팅게임도, 넥슨 신규 개발 게임 중 희소성이 있는 PC게임인만큼 생존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리뷰 첫날 심사를 받았던 '카트라이더2', '테일즈위버M'도 안정권에 있는 타이틀로 꼽힙니다.

이정헌 대표는 올해 들어 '페리아연대기', '프로젝트G' 등 중대형 프로젝트의 개발을 이미 종료했습니다.

남은 프로젝트 중 막상 날리려고 해도 날릴만한 프로젝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8월 이후 넥슨의 개발 자원들을 살펴보기 시작한 허민 고문의 취향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슈퍼 컨설턴트'로 불리는 허민 고문의 위상을 감안하면 개발 프로젝트 존폐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합니다. 리뷰에 참여한 디렉터들의 '체감', 넥슨 인사들의 전언으로는 허민 고문도 인위적 구조조정에는 거부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옥석'이 다 가려져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리뷰가 '희생자'를 최소화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읍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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