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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증권사로 대체투자시장 재편…국민연금 '패싱' 우려

글로벌 IB, 여의도 기관투자자 접촉 후 전주 출장 제외
목표 투자금 모집 수월…증권사-연기금 수평적 관계
전병윤 기자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시장에서 연기금의 위세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자금력을 키운 대형 증권사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투자를 주도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주요 딜을 직거래하면서 전주시에 근거지를 둔 국민연금의 '패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대체투자를 위해 한국 기관투자자를 접촉하면서 국민연금을 제외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블랙록은 아시아에서 대체투자를 진행할 때 주로 일본 투자자와 거래했는데 최근 한국 증권사의 자금력이 커지고 의사결정이 신속한 것으로 보고 한국 기관투자자와 만남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여의도 증권사와 연기금 몇 군데와 미팅을 한 뒤 투자건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예상했던 투자 규모 등을 만족했기 때문에 굳이 국민연금을 만나러 전주로 내려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상은 최근 몇년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대체투자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큰손'인 국민연금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될 만큼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체투자 관계자는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발행어음 판매를 통해 새로운 자체 자금줄을 확보했고 여기에 외부위탁운용(OCIO)시장 확대로 정부와 법인, 기관의 자금을 위탁 받으면서 자금력이 막강해졌다"며 "과거처럼 연기금과 증권사의 관계가 '갑을'처럼 수직적이 아닌 동업자인 수평적 관계로 재정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미래에셋대우를 중심으로 미국 내 15개 최고급 호텔·리조트를 6조 9000억원에 매수하는 과정에서도 금융투자업계의 자금력과 신속성을 증명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금융투자업계 밀접지와 물리적으로 멀어지면서 대체투자시장에서도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실적(7월 말 기준)은 80조 7031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11.5%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체투자 비중 12.0%보다 떨어진 것으로 올해 연말 목표치(12.7%)를 밑돌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수년간 대체투자 부진에 시달리며 연말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자금이 풍부해 조단위 투자가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글로벌 IB의 한국법인이나 사무소 담당자들도 서울에서 몇몇 기관투자자만 대상으로 PT(프리젠테이션)를 진행하고 마무리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대체투자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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