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갈길 먼 펀드 직판…"판매사 눈치에 비용부담이 발목"

메리츠운용, 상반기 펀드 설정액 4.7조원…전년비 1.45%↓
"추가 판매채널 투자 쉽지 않고 판매사 입김 여전"
박소영 기자

일부 운용사가 자사 펀드를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판매(직판)에 나섰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다. 투입한 비용 등 노력에 비해 실익이 적고 대부분 운용사는 판매사의 눈치를 보느라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15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의 상반기 전체 펀드 설정액은 4조 7,7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잔액인 4조 8,438억원보다 704억원(1.45%)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에서만 8,282억원이 빠져나갔다.

메리츠자산운용 펀드 가입 앱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펀드 직판을 시작하면서 공모펀드에 공을 들여왔다. 모바일 앱은 물론 강남에 별도 리테일 지점까지 열었지만 아직 공모펀드 설정액 증가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펀드 직판을 가장 먼저 시도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역시 올 상반기 설정액 1조2303억원으로 집계, 지난해말에 비해 4.6%(587억원) 줄었다.

펀드 직판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 판매사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와 직거래하면 판매보수를 아낄 수 있어 수익률 상승 효과가 있고 판매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는 불완전판매 우려도 줄이는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미 효율적인 판매 채널이 있는데 비용과 인력을 추가로 들여 직판 채널을 추가로 만드는 것에 대해 여러 부담이 작용한다.

직판 의지가 있는 운용사라도 넘어야할 산은 또 있다. 은행이 펀드 시장 주도권을 이미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위를 위협하는 직판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직판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한국포스증권(옛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온라인 판매를 선호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최근 공모펀드 시장이 죽으면서 영향력이 점점 줄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플랫폼 업체와 손잡고 EMP, 주가연계증권(ELS) 펀드를 모바일로 판매할 계획이다. 자체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기보다는 타사와 손을 잡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반대로 한국포스증권은 삼성페이에 펀드슈퍼마켓 입점을 종료하고, 자체 모바일 앱 '포스'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꼭 자체 모바일앱이나 지점 설립이 아니더라도 외부 채널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만한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 계열사가 없는 중소형 운용사의 취약한 판매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