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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크' 포기한 키움증권, 공세적 외연 확장 '제동'

잇따른 M&A로 총위험액 급증…자본확충 등 피로누적
"대규모 자본 유출 방지, 본업 경쟁력 측면에 도움"
허윤영 기자




몸집을 빠르게 불려온 키움증권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을 포기하면서 외연 확장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분간 성장 궤도에 오른 투자은행(IB)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부에선 실망감이 클 법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포기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거의 매년 이뤄진 인수·합병(M&A)에 따른 조직 내 피로감 누적과 IB 및 자기자본투자(PI) 사업 확대로 투자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시 재무적 부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전날 마감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았다.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은행을 찾지 못한 게 재도전 포기의 결정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지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불허 결정 이후, 기존 컨소시엄 참여 주주들과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에 대한 검토를 지속했지만 이번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는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 진출은 일종의 ‘양날의 검’이었다. 단순 증권사에서 종합금융플랫폼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반면, 초대형 IB 등 자기자본 규모가 증권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경우 본업의 성장 여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증권가는 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단기 악재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했다. 출범 초기 3,000억원에 이르는 자본 출자와 앞으로 2~3년 동안 적자 가능성이 큰 사업인 만큼 키움증권의 핵심 경쟁력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은 단순 사세 확장이라기보다는 키움그룹의 벤처 정신과도 맞닿아 있었던 사안”이라며 “실망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당분간 본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그간 키움증권의 외연확장이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너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신용평가사는 이를 이유로 키움증권의 자본적정성 지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 2014년 1,348억원에 불과했던 키움증권의 총위험액은 올 1분기 8,512억원으로 6배(531%)이상 급증했다. 2014년 우리자산운용 인수와 2016년 키움예스저축은행 인수, 2017년 키움PE 및 캐피탈 설립 등 잇따른 M&A의 결과다. 자회사 인수로 총위험액이 늘어난다는 건 본업에 투입할 수 있는 영업용순자본이 그만큼 감소한다는 뜻이다.

본업에서도 투입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줄어든 상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사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2016년 5,400억원 규모였던 우발채무는 올 1분기 기준 1조 9,400억원까지 급증했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2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자기자본 대비 총 자산 비율을 의미하는 레버리지비율도 올 1분기 922%에 달한다. 증권업계 평균 레버리지비율 717%보다 높다. 급증한 레버리지비율 탓에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위험액 부담과 레버리지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 내부에선 추가 증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으로의 대규모 자본 출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확충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인터넷은행으로 수천억원을 출자했으면 본업의 위축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며 “급진적 사업 모델의 확장보다는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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