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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직연금 격전]①[단독] '페퍼, 예상외 1위...SBIㆍOK 제쳐'

페퍼, 예금과 대출 고속성장...충당금 부담에 수익성은 추락
이충우 기자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된 저축은행 예금 잔액이 4조 6,0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퇴직연금 운용대상 중 하나로 포함된지 1년 만이다.


의외인 점은 대중에게는 생소한 페퍼저축은행이 업계 선두를 다투는 OK와 SBI를 제치고 가장 많은 퇴직연금 예금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대출자산을 급격히 늘리며 외형성장에 주력해온 페퍼의 공격적인 성향이 퇴직연금 시장 접근방식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는 평가다.


18일 머니투데이방송이 입수한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금잔액 자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25개사 퇴직연금 예금 잔액은 4조 6,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체 잔액의 41.7%를 3개 저축은행이 점유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이 7,318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OK저축은행이 6,093억원, SBI저축은행이 6,048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총자산 규모 업계 1,2위인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엎치락 뒤치락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이 이들을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선 것이다.


페퍼의 약진이 눈길을 끄는 것은 SBI나 OK, 빅2보다 자산 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데 비해, 퇴직연금에서만큼은 1,000억원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업계 순위를 따지는 총자산 규모를 보면 SBI가 6월말 기준 8조 1,837억원, OK는 6조 136억원이다. 페퍼는 업계 4위의 대형저축은행으로 총자산을 2조 7,374억원까지 늘렸지만 2위 OK 자산규모보다도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신규모도 마찬가지다. 6월말 기준 페퍼는 총수신 규모가 2조 4,526억원, OK는 5조 2,934억원, SBI는 7조 1,84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페퍼는 그동안 퇴직연금 예금잔액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퇴직연금 잔고 경쟁이 불필요한 금리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25개사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금잔액 현황을 통해 다른 대형저축은행 수신규모에 비해 페퍼의 퇴직연금 예금잔액 비중이 상당한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페퍼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이유는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페퍼의 경우 총여신이 6월말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32.5%나 급증해 다른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사 재무건전성을 위한 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면서 저축은행들은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규모의 예수금도 확보해야한다.


퇴직연금 시장을 통해 상당규모 예금을 조달했고, 대출자산 덩치도 키웠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6월말 기준 총자산 이익률은 상반기 기준 0.28%로 전년 대비 0.59%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 이익률은 3.57%로 전년 대비 14.2%포인트 떨어졌다.

페퍼는 당분간 퇴직연금을 통한 예수금 조달과 대출자산 확대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도 한 중견 증권사를 새로운 판매처로 확보하고 퇴직연금 정기예금 판매를 개시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해 예금을 조달하기는 좋다. 그럼 예금이 들어오는만큼 대출도 나가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예금도 적정량으로 관리를 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연금으로 너무 많이 조달하면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내려 저축은행을 직접 찾는 고객을 줄여야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판매하는 곳은 은행이나 증권사로, 엄밀히 말하면 당사 고객이라고 보기 힘들다. 고객 정보도 없고, 단순히 예금을 조달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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