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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주주 국민연금조차 탈탈 털리는데, 언제까지 방치?

합병 분할 지주사전환 상폐 등에 있어 일반주주 손실 노출…속수무책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 상법상 이사의 선관의무에 추가해야
자본시장법은 쌍방대리 해소 방안 절실

머니투데이방송 유일한 기자onlyyou@moneytoday.co.kr2019/10/18 11:30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지난 15일 태림포장(60.5%), 태림페이퍼 및 태림판지(100%)의 경영권 지분을 세아상역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을 체결했다. 지분 매각은 2015년 태림포장그룹을 인수한지 약 4년반만이다.

IMM과 세아상역은 지분 매매를 위해 1조원 상당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와 거래 비용 등을 제외하고 IMM이 순수하게 확보한 금액은 6천억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태림페이퍼의 폭탄 배당으로 취득한 600억원 등을 더하고 최초 매입 금액 3,500억원 정도를 감안할 때 5년이 안되는 기간 IMM은 100% 상당의 수익을 냈다. 한마디로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대박'을 낸 확실한 거래였다.

IMM 스스로도 '최근 린데코리아 경영권 인수, 신한금융지주 투자 및 티브로드 엑시트에 이어 국내 대형 M&A 시장에서 투자 및 회수 측면에서 모두 좋은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필자는 이런 평가에 대체로 동의한다. 좋은 물건을 싸게 샀고 때마침 골판지 경기가 유례없는 호황국면에 접어들었다. 때(運)도 실력이다.

IMM은 실력있는 하우스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IMM의 대박 엑시트 성과 뒤에는 대한민국에만 통하는 그늘진 룰(Rule, 법과 제도)이 자리잡고 있다. 불공정한 룰에 따라 일반주주(지배주주가 아닌 소액주주, 상법상 소수주주)는 사사건건 자기몫을 배척당했다.

M&A가 성사되고 상장폐지가 결정되고 계열사간 주요 지분 거래가 있을 때 일반주주의 존재감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지배주주와 이사회의 결정에 수긍해야할 따름이었다.

게임의 룰이 공평하지 않다면? 그 게임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IMM의 100% 수익에 100점을 주지 않는 이유다. IMM의 잘못은 아니다. 현존하는 룰을 영리하게 잘 이용했을 뿐이다. 문제는 매우 후진적인, 기울어진 자본시장의 룰을 들여오고 만들고, 고치지 않는 관리자들 그리고 이런 현실에 무관심한 감시자들에게 있다.

IMM이 태림포장 그룹을 인수하고 매각하는 4년반동안 있었던 딜(Deal)을 통해 2019년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일반주주들이 소외되고 '발리는' 실상을 들여다 보려한다.법과 제도가 자본시장과 주주에게 더 친화적이었다면 IMM은 보다 높은 수익을 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면서….

잠정 결론적으로 특히 상법과 자본시장법의 개정이 절박하다. 상법(382조3항)에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사의 선관의무 조항인데, 이것만으로 지배주주에 대해 일반주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법학자들의 의견이 상당하다.

하지만 다수의 판례들을 보노라면 '회사와 주주를 위하여'라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합병 등의 기준 가격 산정 공식을 지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제176조의5 제1항 1호)은 아예 없애야 한다.

20년전 외환위기 때 들어온 조항이라는데, 한 기업의 온전한 가치를 몇 달, 몇 주, 며칠간의 시장가격 평균으로 결정한다는 발상을 유지하는 나라는 남아있지 않다. 법이 정한 공식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창조적 에너지가 샘솟을 것이다.

감독기관은 이른바 '공정가격위원회' 같은 객관적인 기업가치 평가 기구를 둬 이해당사자들을 지원하면 그만이다.

자본시장을 둘러싼 법과 제도는 추상적인 용어와 숫자가 대거 등장하기에 눈으로만 읽기에는 부족함이 뒤따른다. 그래서 투자를 업(業)으로 삼는 사람들도 애써 외면하려드는 경향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룰에 따라 먹고 살아갈 밑천인 '나의 몫'이 좌우된다는 점이다. 외면하지 말고 끌어안고 발버둥쳐야하는 이유다.

사례1) M&A 등 주요 자본거래시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
IMM은 2015년5월 태림페이퍼 지분 34.5%, 태림포장 지분 58.8%를 각각 736억원(주당 5천300원), 2천755억원(주당 6천600원)에 매입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보다 91%, 83% 할증된 가격이었다.

그런데 IMM은 일반주주(지배주주가 아닌 소액주주, 상법상 소수주주) 지분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룰에 따르면 그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지배주주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전부 매각했는데, 똑같은 주주라는 지위를 지닌 일반주주는 처참한 가격으로 본인들끼리 매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과 유럽에는 태그얼롱(공동매도청구권, Tag-along)이라는 조항이 있다. 주식회사 A가 주식회사 B를 인수할 때 B의 일반주주들에게도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으로 팔 것인지를 묻는 절차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일반주주의 권리(재산권)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경우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유럽 대다수 나라는 모든 인수합병(M&A)에 의무화되어 있다.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 한국에서는 갑(甲)의 위치에 있는 벤처캐피탈(VC)이 벤처나 스타트업 투자를 할 때 태그얼롱 조항을 요구해 관철하곤 한다.

'최소한 지배주주가 파는 가격에는 팔아야겠다'는 힘의 논리다. 힘이 없는 상장사의 일반주주에게 태그얼롱은 그림의 떡이다. 태그얼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태림의 일반주주는 지배주주에게 적용된 프리미엄(시가 대비 91%, 83%) 만큼 이익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 금액으로 치면 1천5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시장가격은 일반주주들이 거래소 안에서 사고팔때 형성된 가격 이상 이하도 아니다. 경영권까지 이동하는 M&A시 일반주주들도 기업의 온전한 가치를 반영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도 똑같은 주주라는 점에서 공정하다.

'형님인 우리끼리 거래하는데, 아우인 너는 빠져있어라'는 조폭식 사고로는 글로벌 자본시장 바닥에서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일반주주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매우 일반적인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상훈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지금의 법체계로는 사측의 일방적인 합병, 분할, 자진 상폐, 지주사전환 등의 결정에 손실을 입고서도 소송조차 적극 제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상법상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 개념을 우리 사회 곳곳에 전파하고 있다.

사례2) 합병, 공개매수 가격 결정은 공식 아니라 쌍방의 협상으로

1차 공개매수는 상장폐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었다. 매입가는 시장가격 대비 33% 할증한 3천600원이었다. 매입후 자사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했기에 그 규모가 1천만주(25.3%)에 달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두고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일단 IMM의 인수가격보다 50%나 저렴했다. 그만큼 소액주주 재산권이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 가격이 너무 너무 싸다"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일반주주들은 이후 적절한 가격을 찾고자 법원 소송까지 제기했다.

2019년2월 법원(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김호춘 부장판사)에서는 태림페이퍼의 온전한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1만3천261원이 적정하다고 판결했다. 이미 '항구를 떠난 배'였지만 법원이 산정한 가격에 공개매수가 이뤄졌다면 일반주주는 970억원 상당을 더 받을 수 있었다.

3,600원 대 1만 3,200원. 태림페이퍼의 지배주주인 IMM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과 법원이 판단한 가격은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한민국의 룰(자본시장법)이 온통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다.

그래서 3개월, 1개월, 1주일(또는 당일 종가) 기간의 시장가격을 평균하고 여기에 얼마만큼의 할인(할증)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합병가격도 시장가격에 기반한 공식 대로다.

공식을 쓰면 계산하기에 편리하겠지만 기업의 가치에 반하는 거래가 이뤄지는 큰 오류를 안게된다.
시장가격은 지배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간의 매매로 형성된 가격일 뿐이며, 지배주주와 이사가 마음만 먹으면 그 의도대로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는 진실을 자본시장법은 외면하고 있다.

일반주주는 의도된 가격을 속수무책 수용해야한다. 불공정함의 극치다. 공개매수에서 발생하는 이런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서구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절차상 쌍방대리의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공개매수 나아가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폐라는 이벤트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배주주의 이해를 주로 대변하는 이사가 양측의 입장을 동시에 대리해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한다면?

그 가격은 지배주주에게 유리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쌍방대리의 상황을 먼저 해소하라는 게 선진 자본주의 룰이다. 이에 따라 지배주주 입장을 대리하는 이사와 일반주주가 선임한 대리인이 서로 협의하여 공개매수 가격을 정하게 된다.

대한민국 일반주주들은 구조적인 쌍방대리의 틀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법이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외면하는 실정인 것이다. 아직도 얘기가 와닿지 않는가.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경영진들이 지금 미국에서 무슨 이유로 주주집단 소송에 휘말렸는지 검색해보시라.

이사의 신의성실의 의무(선관의무), 합병가격 결정, 이해상충 등을 두고 대한민국 주주와 미국 주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접을 받고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차 자사주 매입(2.43%)을 통해 IMM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95.12%로 끌어올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을 충족시켰다. 매입가는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낮았다.

이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회사 돈으로 자사주를 사서 지배주주가 원하는 자진상폐에 이르도록 하는 지금의 룰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일반주주의 재산권은 절대 보호될 수 없다.

사례3) 자진 상폐시 일반주주 몫은 특히 공정하게 배정해야

상장시 태림포장그룹의 배당성향은 여느 중견기업과 다를 바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대다수 중견기업처럼 쥐꼬리 배당이었다. 20%가 되지 않는 배당성향이었으며 IMM이 인수한 2015년부터 태림페이퍼의 배당금은 제로(0)였다.

그러다 돌연 2018년 주당 4천311원(전체 600억원)이라는 폭탄 배당을 터뜨렸다. 두 차례의 자사주 매입으로 일반주주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600억원은 한 계좌로만 이동했다. '일반주주 지분율이 65%가 넘던 시절에도 적절한 배당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온정주의나 휴머니즘은 돈이 지배하는 자본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IMM은 룰에 적힌대로 일반주주를 배제해 자진 상폐에 성공했고, 나눠가질 주주가 사라진 상황에서 본인들의 계획에 따라 배당정책을 결정했다. 그래도 공개매수가의 120%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한방에 배정한 것은 좀 과도했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보유한 지분만큼 회사가치에 합당한 비례적 이익을 보호받아야하는데, 일반주주의 이익은 규정에 따라 쪼그라들고 말았다. 그만큼 지배주주쪽으로 쏠렸다.

태림페이퍼가 파주공장을 태림포장에게 매각하거나, 그 매각대금을 태림포장이 보유한 태림페이퍼의 유상감자로 충당하는 과정에서도 쌍방대리의 문제가 노출된다.

일반주주의 대리인과 협의하지 않고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태림페이퍼의 자산이 고가로 산정되고 일반주주가 여전히 태림포장이 보유한 지분이 저가로 평가된 장면이 등장한 것이다. 이 역시 룰에 따른 거래였다.

0...IMM의 태림포장, 태림페이퍼 인수와 매각은 국내 사모펀드 바이아웃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성공사례다. 다시한번 강조하건데 IMM을 탓할 이유는 없다.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제대로 보호되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었다면 IMM은 분명 그런 룰의 취지에 맞게 딜을 재정비했을 게 분명하다.

오래오래 자산을 쌓아둔 전통산업에 속하는 중견기업을 인수해서 유휴 자산을 대거 정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한 후 자본배분을 최적화하는 식으로 태림포장그룹을 밸류업(Value-up)했을 게 분명하다.

이런 변화와 혁신이 수년 누적되면 0.5배 전후에 머물된 태림포장그룹의 PBR(주당순자산배율)은 1을 넘어 2, 3을 향해 나아갔을 게 뻔하다. 미국 골판지 회사들의 밸류에이션만 따라가도 그렇다. 수익률이 얼마이겠는가.

0...지금처럼 일반주주들의 권리(비례적 이익)가 법과 제도에 따라 보호되지 않으면 주주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나아가 자본시장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주지하는 것처럼 시장가격은 일반주주들의 매매에서 형성된다.

지배주주가 룰에 따라 일반주주들의 몫을 이전해간다면? 시장가격이 기업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없게 된다. 단적으로 PBR이 1을 넘기 어려운 구조적 환경이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디스카운트 현상을 십수 년째 목도하고 있음이다. 저평가받는 시장에 어쩔수 없이 현재 12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더 늘려야하는 국민연금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사실 지금 이시간에도 대한민국 1대주주인 국민연금조차 일반주주로서 투자한 상장사의 인수합병에서, 지배주주 자본거래에서 쉽게 발리고 있다.)

만년 저평가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금융산업과 자본시장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중 하나는 단연 금융이 꼽힌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0...나라밖을 생각하면 소름이 솟을 지경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궁극적인 타깃은 다름아닌 금융 및 자본시장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경희대 차이나 MBA 객원교수)은 지난 15일 머니투데이방송에 출연해 "미중 무역전쟁을 보면 미국이 무역불균형에서 시작해 기술유출로 트집을 잡고 결국엔 금융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하려할 것"이라며 "이미 1단계 합의문에 환율조작 금지, 금융시장 개방 같은 내용이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6만달러인 미국이 1만달러인 중국과 무역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자국의 경쟁력이 확보된 자본시장 투자를 통해 무역불균형의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협상에 빠짐없이 미국측에서는 재무장관(스티브 므누신)이 등장한다"며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은 금융시장 개방이고, 대규모 자본 투자와 회수를 통해 중국의 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이런 전쟁터와 무관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너무나 가까이 위치해 있다. 상장사의 이사들이 대소를 가리지 않고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제대로 보호하도록 룰을 정비하고 이를 통해 일반주주의 권리를 회복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

이런 주주들이 넘치는 자본시장은 그 자체로 막강하다. 만년 PBR 0.8이나 0.9가 아니라 1.5배의 밸류에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러한 프리미엄이라면 미국, 중국이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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