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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리티지 DLS '깜깜이 투자' 논란

獨 헤리티지 DLS 발행·판매 증권사, 지난달부터 독일 현지 실사
투자 대상 부동산 총 18곳…"미매입 부동산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기초적 사실관계 확인없이 투자금 모은 셈
허윤영 기자


사진=뉴스1 DB

독일의 역사적 보전가치가 있는 건물을 개발, 안정적 수익을 올린다던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이 만기 상환에 줄줄이 실패한데는 현지 시행사의 부동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DLS를 발행·판매한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깜깜이' 투자 논란이 불거진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헤리티지 DLS 발행·판매한 증권사가 지난달부터 독일 현지에서 18곳의 부동산 자산 실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실사 결과 현지 시행사가 당초 투자하겠다고 한 18곳 중 일부 부동산 자산의 매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 자산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가 투자금을 모았다는 뜻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총 18개의 부동산 중 11개의 자산 확인이 끝났고, 나머지 7개는 독일 현지 로펌을 선임해 실사 중에 있다"며 "이 중 현지 시행사가 미매입한 부동산이 있는지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DLS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부동산을 매입해 재개발을 진행한 뒤, 분양 수익과 매각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독일 현지 시행사 '돌핀트러스트(현 저먼프로퍼티그룹)'가 재개발을 위해 매입한 18곳의 부동산에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이 대출 펀드를 조성하고, 국내 투자자들이 해당 펀드에 투자를 하는 구조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NH투자증권(3,080억원), 키움증권(980억원), KB증권(600억원) 등 총 4,660억원어치가 발행됐고, 이중 3,620억원어치를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했다. 재개발을 위한 독일 정부의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만기를 넘겨 상환되지 못한 투자금이 현재 717억원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DLS 만기 연장 이유가 되고 있는 인허가 지연뿐만 아니라, 매입 여부가 확인이 안 된 부동산이 있었다는 게 만기 시점에 파악됐다는 점이다. 이는 DLS 원금 상환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발견됐다.

기초적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깜깜이 투자'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헤리티지 DLS는 첫 발행 이후 2년 반이 지난 상황인데, 투자금이 제대로 집행되는 지 살펴봤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통상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는 현지 실사를 통해 자산을 매입하고, 기관투자자에게 재매각(셀다운)을 하거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개인투자자에 이를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직접투자로 매물의 신뢰도를 높이고 담보권 설정, 지급보증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번 투자는 국내 증권사가 직접 부동산 자산을 발굴한 게 아니라 외국계 운용사의 펀드를 기초로 파생결합증권 형태로 판매됐다. DLS 발행 당시 일부 자산 실사를 진행했으나 주로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이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DLS가 발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발행구조 탓에 매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상품을 주로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프라이빗뱅커(PB) 사이에서는 해당 사업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PB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본사 측에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헤리티지 DLS 투자자는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신탁계약이 2년 연장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펀드의 기본적인 수익모델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드러난 만큼 만기 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원금 조차 받을 수 있을 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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