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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전자담배 신제품 마다 반복되는 유해성 논란...궐련형 데자뷰


머니투데이방송 박동준 기자djp82@mtn.co.kr2019/10/30 18:20

2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편의점 GS25 매장에서 점원이 쥴(JUUL)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한창이다. 미국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중증 폐질환에 걸려 사망한 사람이 나오고 국내서도 1건의 유사 사례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기준 현재 미국에서 액상 전자담배 사용에 인한 중증 폐질환 사례는 1479건, 사망 사례는 33건으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 액상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와 별개로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 금지 계획을 세웠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액상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까지 유해 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를 내년 상반기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액상 전자담배에 알려지지 않은 치명적인 유해성분이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판 중인 액상 전자담배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대마성분이 없다. 이는 정부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우리나라 것과는 성분 면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은 대마, 비타민 E 등이 (포함돼) 있고 우리는 적어도 대마 성분 있는 것은 판매를 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마 성분이 없는 액상 전자담배서도 환자가 나와 그것을 근거로 우리도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비교해 사용 중단의 당위성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라는 참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해성이 증명되고 난 뒤 대처하는 것은 늦어진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엄포 이후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유통 채널들은 일제히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 중지 수순에 돌입했다. 사실상 시장서 퇴출이다. 유통사들이 판매 중단 이유로 든 것은 미국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다는 것이다. 가향 액상 전자담배가 유해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 금지 실질적 이유는 청소년 흡연 때문이다. CDC는 지난해 청소년 흡연자 증가율이 전년 대비 고등학생은 80%, 중학생은 50% 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주된 원인으로 액상 전자담배를 꼽았다. 비흡연자들이 담배를 쉽게 접하는 통로가 됐다는 것이다.

기시감이 든다.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보건당국의 유해성 분석 발표가 자연스레 생각난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을 발표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배출된 유해성분은 일반 궐련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타르는 일반 담배에 비해 더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일반 담배서 발생한 타르는 금연광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검은색 점성의 물질로 폐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발표에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는 즉각 반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궐련을 태우지 않는 방식인데 일반 태우는 담배와 동일하게 성분을 측정해 결과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식약처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의 세부내용을 요구하는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필립모리스와 우리 보건당국이 법적 분쟁을 하는 사이 미국서 지난 4월 아이코스는 전자담배 최초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FDA는 아이코스 시판을 위해 2년 넘게 검토한 결과 공중보건에 기여하는 측면이 높다고 판단해 판매 허가를 내줬다. 이미 미국 이외에도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은 전자담배가 흡연에 따른 위해성을 저감해준다며 담배 대체재로 권하고 있다.

액상 전자담배가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서도 사용된 지는 이미 십여년이 흘렀다. 이번 액상 전자담배 중증 폐질환 사태를 제외하고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환자 발생이 공식화된 사례는 없다. 반면 일반 담배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적인 사례로 대한폐암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폐암으로 진단 받은 사람은 13만6641명이다. 이 중 남성 환자는 9만7954명으로 흡연자는 8만4617명 86.4%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출시된 시기는 2016년이다.

보건당국이 액상 전자담배 규제의 정당성으로 설명한 가습기 살균제도 지나친 비약이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고 청소 용도로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한 것이다. 이에 비해 흡연자들은 모두 담배가 '해롭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몸에 좋지 않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담배를 피는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이번 액상 전자담배 사안을 동일 시 하는 것은 무리다.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규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수집하고 분석한 정보는 대중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공개해야 한다. 이번처럼 아무런 정보와 분석 없이 규제에 나선다면 국민 불안감만 조성할 뿐이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박동준기자

djp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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