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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1조 클럽' 윤곽 잡혔다…대웅제약 '아슬아슬'

유한양행·녹십자 3분기만에 1조원 돌파…대웅제약 악재 발목
일동제약·동아에스티 실적 개선…일각선 무리한 매출 늘리기 지적도
소재현 기자

사진은 기사와 무관

올해 국내 상위 제약사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 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겹악재를 맞고 있는 대웅제약의 매출 1조원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4일 국내 제약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9년도 3분기 누적 영업 실적(잠정)을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3분기만에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한미약품과 종근당 등도 무난히 1조원 매출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유한양행은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 8,600만원을 기록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억 1,900만원, 순이익은 339억 7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체 63.9%를 차지하고 있는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6.9% 수준 감소하면서 전년 실적에 미달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에 따른 기술료 199억 2,700만원이 유입됐다는 점이 위안이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길리어드 등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GC녹십자도 3분기만에 누적 매출액 1조 1,6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9,882억 1,300만원 대비 2.8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75억 7,100만원, 순이익은 133억 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누적 순이익은 64.19% 하락한 금액이다.

GC녹십자의 도입품목 중 높은 수수료율을 자랑하던 노보노디스크의 인슐린 제제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아타칸(고혈압) 판권 회수 등 악재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독감백신), MSD의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화이트생명과학 칸사르(고혈압) 등을 도입해 하락 매출분을 만회하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누적 매출액 8,107억 4,500만원으로 전년 7,222억 4,200만원 대비 12.25%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좋아졌다. 영업이익은 739억 8,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9% 늘었고, 순이익도 19.36% 증가한 466억 3,700만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3분기(개별 기준) 아모잘탄(고혈압), 로수젯(고지혈증), 팔팔(발기부전), 에소메졸(소화성궤양) 등 대표 전문의약품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자사제품이라는 점에서 이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종근당도 창사 이래 첫 1조원 매출 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종근당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807억 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905억 6,900만원 대비 13.06% 증가했다. 올해 2분기 2,663억원, 3분기 2,804억원 등의 매출을 올리면서 현재의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 1조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은 559억 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9%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380억 3,200만원으로 전년 보다 29.80% 늘었다.

종근당은 도입품목을 비롯해 자사 제품의 성장에 매출에 기여했다.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인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전년 대비 14.8% 증가한 526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해 매출 상위권에 랭크했다.

리피로우(고지혈증), 텔미누보(고혈압복합제), 이모튼(관절염) 등 자사제품도 200억원 이상 팔렸고, 자체개발한 듀비에(당뇨)도 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4분기에는 라니티딘의 발암물질 이슈와 맞물려 CJ헬스케어에서 도입한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의 처방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관심사는 대웅제약의 1조원 매출 재진입 여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314억원을 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440억 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860억 8,700만원 대비 8.4%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8억 100만원으로 2분기 대비 170억 9,500만원 대비 83.6% 수준 급감했다. 전년 동기 80억 3,800만원 대비 65.2%나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3분기 순이익은 3억 2,500만원으로 전기 123억 500만원 대비 97.4% 감소했고, 전년 동기 44억 8,000만원 보다 92.8% 하락했다.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300억 9,300만원, 순이익은 170억 7,500만원으로 선방했지만 전년도 기록과 비교하면 만족하긴 어렵다.

대웅제약의 1조 매출을 판가름 할 최대 과제는 라니티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웅제약의 알비스가 라니티딘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알비스와 알비스D는 지난해 연간 585억원의 매출을 올린 제품으로 대웅제약 매출액의 6.2%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이슈 발생 후 9월 26일부터 전면 생산 중단에 돌입한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진행하던 임상도 발암물질 이슈 여파로 개발중단을 선택했다. 300억~400억원에 이르는 개발비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도입품목이자 PPI(프론톤펌프억제제) 제제인 넥시움으로 시장 방어에 나섰지만 PPI의 경우 아침 식전에 1회 복용하는 약으로 다빈도 처방은 기대할 수 없다는게 의료계의 해석이다.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톡신 분쟁으로 인한 소송비용이 분기당 100억원 이상으로 쏟아붓는 상황에서 연결대상 기업인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품질부적합에 따른 수사까지 받고 있다. 유산균 제품인 바이오탑과 항생제 이트라코나가 함량미달에도 판매가 됐으며, 제조업무 정지나 품목허가 취소까지 가능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탑과 이트라코나는 한올바이오파마 전체 매출(지난해 918억원)의 1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웅제약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사들이 의미있는 매출 지표인 1조원 돌파에 노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매출 늘리기에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다수의 제약사들이 자사제품이 아닌 도입제품으로 매출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입품목의 경우 판권을 상실하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고,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해 다른 판권을 도입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1조원 매출은 제약업계에 상징적인 숫자기 때문에 상위 제약사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실상은 도입품목에 따라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입품목 의존도가 강한 경우 개별 이슈에 따른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1조원 매출이 상징적 숫자이자 족쇄라는 점에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의존도 분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재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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