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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손해보험사 사장단 "페어플레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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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슬 기자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과 17개 손해보험사 사장단이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대회를 열었다.>

17개 손보사 사장단이 소비자 신뢰회복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였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과 17개사 손해보험사 사장단이 결의대회를 가진 건 2009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동안 손보업계 사장단이 실손보험 불완전판매나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 굵직한 사안을 두고 결의한 적은 있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은 뜻밖의 주제다.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이라는 대주제 아래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내놨다. 문제상품으로 지목된 치매보험처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상품개발을 지양하자거나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사전·사후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자는 결의가 담겼다.

그런데 이 정도라면 꽤 오랜만인 사장단 회동에서 나온 결과치고는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다.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전체 금융민원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민원왕' 보험업계에서 소비자 신뢰회복은 늘상 따라다니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행간을 읽으면 답이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주목을 끈 건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의 "포지티브 경쟁으로 전환하자"는 발언이었다. 결의에는 이전의 결핍이 담기기 마련이다. 그간 손보업계의 네거티브 경쟁이 화를 부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로 들렸다.

사실 이번 회동은 설계사 스카우트로 촉발된 상호 비방전으로 뒤숭숭한 시장을 정돈하기 위한 자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얼마전 손보업계를 달군 보험사간 신경전이 있었다. 설계사 부당 스카우트 갈등 때문에 삼성화재가 메리츠화재를 허위사실 유포로 협회에 신고한 유일무이한 사건이 그것이다.

보험대리점(GA) 측에서 삼성화재 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문제삼아 상품판매 보이콧 선언을 하는 과정에서 메리츠화재가 GA쪽으로 삼성을 헐뜯는 문자를 발송한 게 발단이 됐다. 아직도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에 대한 제소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의 진흙탕 싸움이 볼썽사납다는 비판여론에 결국 손보협회가 나서 중재에 나서는 상황이 이번 결의대회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사장단 모임에 2015년 취임 이후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던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신계약은 주춤해진 악조건 속에서 업체간 치열해진 과당경쟁이 수면 위로 오른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결국 '포지티브 경쟁'을 다짐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모임에서 또 한가지 의미있는 행보는 설계사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영업수당을 지급하는 관행에 자율적으로 제동을 걸기로 한 점이다. GA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실적달성에 매몰된 보험사들이 설계사에 지급하는 과도한 수수료가 결국 불완전판매를 양산하는 악성종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업계는 내년 0% 성장이 전망되는 시계제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 신뢰를 토대로 한 체질개선은 생존을 위한 숙명과제나 다름없다. 중요한 건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손보사 사장단이 모여 다같이 '페어플레이' 하자고 외쳐도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한마리가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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