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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 'OEM펀드' 갑질 관행 뿌리 뽑힐까

금융위 "OEM펀드 적용 기준 최대한 폭넓게 해석할 것"

머니투데이방송 이수현 기자shlee@mtn.co.kr2019/11/15 15:45

[사진제공 = 뉴스1]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 등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투자자보호 대책을 내놓으면서 주문자제작(OEM) 펀드에 대해서도 실효성 있는 규제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OEM펀드는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에 지시해 만든 펀드로 현재 자본시장법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제재 규정만 두고 있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7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NH농협은행과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에 대한 제재안이 심의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에 특정 펀드를 만들 것을 명령해 OEM펀드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단순 업무 협의 수준을 넘어 구체적으로 펀드 제작과 운용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DLF 사태에서 제기된 OEM펀드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은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가 예정됐지만, 정작 OEM펀드를 지시한 농협은행에는 제재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자산운용사가 판매사로부터 명령·지시·요청을 받아 펀드를 설립·운용하는 행위를 OEM펀드로 규정하고, 자산운용사를 제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재 규정이 없다.

금융위는 전날 발표한 DLF 대책에서 OEM펀드의 판매사 책임과 규제적용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판매사에도 OEM펀드 운용에 대한 제재근거를 마련하고, OEM펀드 적용기준을 최대한 폭 넓게 해석·적용해 엄격하게 규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행령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규정이 확정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금융위는 이번 농협은행 사례에도 일부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서 제기된 공시 위반 혐의나 OEM펀드 자체로 제재가 어렵다고 해도, 공모펀드 규제 회피 차원에서 제재할 사안에 대해 법리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규제 회피 차단은 이번 DLF 대책의 핵심 내용으로, 시리즈 펀드를 사모로 운영하며 사실상 공모펀드를 쪼개 파는 행위를 막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동일증권의 판단기준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법령 개정 사항이지만, 금융위는 개정 전에도 행정지도를 시행해 당장 관행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공모펀드 규제는 광범위하기 때문에 농협은행의 경우에도 일부 적용될 혐의가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농협은행에 대한 제재가 이어져야 금융위의 대책의 실효성이 입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판매사들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산운용사에 펀드에 대한 요청을 하는 일은 흔한 일이었고, 농협은행 사례처럼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OEM펀드 역시 관행적이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만 제재를 받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판매사가 바뀌지 않으면 관행이 개선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대대적인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OEM펀드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제재 사례가 나와야 회사 차원에서 내부 규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명시적으로 OEM펀드 가이드라인을 규정하는 경우 이를 회피하면서 계속 부당한 지시를 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것은 금융사이고, 펀드 운용을 하는 자율성도 보장하지만 당국이 OEM펀드를 폭 넓게 해석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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